한국 여자탁구의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이 월드투어 첫판 한일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2025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마카오 챔피언스 무대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일본의 오도 사쓰키(세계 9위)에게 아쉽게 무릎을 꿇으며 32강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신유빈은 지난 9일 마카오에서 열린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오도를 상대로 게임스코어 2-3(11-9 11-9 9-11 10-12 9-11)으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완벽했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공격과 안정된 수비로 1, 2게임을 연달아 11-9로 따내며 2-0 리드를 잡았다. 객관적 전력에서 불리하다는 평가를 뒤집고 16강 진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이후 흐름은 급격히 바뀌었다. 3게임을 내준 뒤 4게임에서 듀스 접전을 펼쳤지만 뒷심 부족으로 아쉽게 패했고, 결국 승부는 최종 5게임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게임에서 신유빈은 과감히 공세에 나섰으나 오도의 노련한 운영에 막혀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두 선수의 리턴매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 컸다. 지난 7월 미국 스매시에서는 신유빈이 오도를 상대로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불과 두 달 만의 재대결에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번 패배로 세계랭킹 17위 신유빈은 단식에서 또 한 번 벽을 넘지 못하며 과제를 드러냈다.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에서 세계랭킹 2위에 오르는 등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개인 단식 무대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10위권 진입을 바라보던 세계랭킹도 17위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한편 같은 날 열린 남자 단식 32강에서는 안재현(한국거래소)도 브라질의 강호 우고 칼데라노에게 0-3(11-13 10-12 8-11)으로 완패했다. 초반 듀스 접전에서 연달아 무너진 뒤 흐름을 되돌리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한국 탁구는 이번 마카오 챔피언스 첫날부터 에이스들의 연이은 패배로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신유빈이 세계무대 단식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