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의 심장부에서 충남의 잊혀진 고대사를 증언하는 문화유산 100여 점이 새롭게 확인됐다. 상당수는 그동안 국내 학계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던 유물들로, 향후 국외 문화유산 환수 및 활용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장기승)은 일본 관동지역에 소재한 충남 관련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첫 성과물인 『국외소재 충남 문화유산 조사 보고서 – 일본 관동지역 조사 1』을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2021년 연구원 내에 국외소재 충남 문화유산 전담부서가 신설된 이후 나온 첫 현지조사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조사팀(팀장 이현상 교류협력부장)은 올해 도쿄국립박물관과 도쿄대학 총합연구박물관 두 곳에 소장된 충남 유산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도쿄국립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충남 출토 매장문화재 114건 136점을 신규 조사했다. 특히 이 중 상당수는 2005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보고서에도 수록되지 않았던 자료들로, 충남 고대사의 공백을 메울 귀중한 성과로 평가된다.
또한, 도쿄대학 총합연구박물관에서는 일본 근대 건축가이자 고고학자인 세키노 다다시(關野貞, 1868~1935)가 남긴 공주·부여 지역 조사 자료 중 필드카드 23건을 확인했다. 이 자료에는 당시 발굴 과정과 유물의 세부 정보가 도면, 그림과 함께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충남 지역 고고학 연구의 핵심 1차 사료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장기승 원장은 “이번 조사는 해외에 있는 우리 유물의 목록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반출 및 관리 과정을 추적하는 중요한 연구”라며 “조사 성과를 국내외 연구자 및 대중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충남의 역사문화 자산이 제자리를 찾도록 환수·활용의 기반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