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당엔 쌓여있는데...북한에선 우승해도 못 먹는다는 '이것' 정체

2025-07-19 09:30

탈북한 축구선수 강세계 씨, 한국 한식뷔페에 충격 받은 이유

2020년 북한에서 넘어온 프로축구선수 강세계 씨가 한국의 평범한 한식뷔페에서 문화 충격을 받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 한식뷔페를 즐기는 전 북한 축구 선수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한국 한식뷔페를 즐기는 전 북한 축구 선수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혜가 북한에서는 선수 생활을 하며 우승을 해도 한 번도 맛볼 수 없었던 음식이었다는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사이다: 사실은 이렇습니다'에는 '최근 탈북한 축구선수가 7500원 한식뷔페에서 충격받은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에서 서울 성수동의 한 한식뷔페를 찾은 강 씨는 백미밥부터 각종 반찬, 치킨, 냉모밀까지 다양한 음식들을 보며 연신 감탄했다.

그는 "이게 진짜 뷔페가... 와 장난 아니다. 이게 북한 같은 경우는 없으니까"라며 놀라워했다.

한국의 한식뷔페에 감탄하는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한국의 한식뷔페에 감탄하는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특히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식혜였다. 강 씨는 "한국만의 특산물이라고 해야 하나. 북한에서는 식혜를 못 먹어 봤다. 식혜라는 개념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여기(한국)는 근데 식혜를 많이 드시더라. 맛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프로축구선수로 활동하며 2부 리그까지 뛰었지만, 우승을 하거나 좋은 성과를 거둬도 식혜 같은 음식은 접해볼 기회가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식혜가 북한에서는 접하기 힘든 레어템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식혜는 한식뷔페, 일반 식당에서 흔히 제공되는 전통 음료다. 저렴한 한식뷔페에서도 밥과 반찬, 국뿐 아니라 식혜나 수정과 등 전통 음료가 무한 리필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쌓여있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한국 한식뷔페에서 식혜를 즐기는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한국 한식뷔페에서 식혜를 즐기는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반면 북한에서는 식혜가 귀한 음료에 해당하며, 일상적으로 식당이나 생활 속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체육대회 우승이나 단체 행사 등 특별한 상황에서도 음식·음료 제공이 제한적이라고 한다.

강 씨와 같은 탈북민들이 한식 뷔페 첫 경험에서 놀라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렇게 '다양한 음식과 음료가 한꺼번에, 아무런 제약 없이 제공되는 것'이라고 한다.

강 씨가 한국의 뷔페 문화를 처음 접한 것은 탈북 후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을 때였다. 그는 "국정원 뷔페는 여기보다 더 잘 돼 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메뉴가 바뀌는데, (가격대가 좀 있는) 프랜차이즈 뷔페 전문점 있지 않나. 국정원 뷔페가 그 절반 정도는 된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아우 여기 휴양생활 하러 왔나. 국정원이 뭐 조사를 받는 곳인데 아 너무나 잘해 주는 거 아니냐"라고 말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국정원 조사 당시 한국 뷔페 문화를 처음 접했다는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국정원 조사 당시 한국 뷔페 문화를 처음 접했다는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강 씨는 북한 축구계의 어두운 면도 공개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감독에게 뇌물을 안 주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구조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생님한테 뇌물이라고 해야 되나. 돈을 좀 주고 경기를 뛰는 그런 게 있었다. 저 같은 경우는 돈이 없지 않냐. 그러다 보니까 뭐 내가 저 친구보다는 확실하게 잘 차고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인데 선생님한테 돈을 못 줘 가지고 경기를 못 뛴다거나 이런 거는 진짜 많았다"라고 토로했다.

이날 강 씨는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에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날 뷔페에서도 사장이 직접 식혜를 가져다주며 "많이 먹으라"고 권했고, 결국 식사비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의 서비스 문화에 감탄한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한국의 서비스 문화에 감탄한 강세계 씨 /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북에서는 대부분 이런(모밀 같은 추가 음식) 서비스를 만약에 손님이 지나갔다면 말을 하지 않는다. 아껴야 되니까. 아마 제가 그쪽(북한)에서 장사를 했다고 해도 사장 입장이었으면 말을 안 했을 거다"라며 한국과 북한의 서비스 문화 차이를 설명했다.

강 씨는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사장님들이 또 먼 데서 왔는데 고생을 했다 하면서 결제를 안 받고 그냥 가라고 하시더라.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고 한 세 번째 된다"라며 한국 사회의 따뜻함을 전했다.

유튜브,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한편 강 씨는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축구를 시작하게 됐고, 감독의 스카우트를 받아 2부 리그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