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 여아를 유괴하려던 70대 남성이 검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의 차량에서는 피임 기구와 발기부전 치료제, 정체불명의 액체까지 발견됐다. 경찰은 “범행이 성공했다면 ‘제2의 조두순 사건’이 될 수 있었다”고 분노했다.
남양주 남부경찰서는 1일 미성년자 유인 미수 및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70대 남성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11일 오전 8시경, 남양주에서 등교 중이던 초등학교 3학년 B 양을 간식 등으로 유인해 자신의 차량에 태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은색 승용차를 몰고 B 양에게 접근해 말을 걸었다. 당시 이 모습을 아파트 베란다에서 지켜보던 B 양의 어머니는, 딸이 차량 조수석 문에 손을 올리는 순간 “타지 마! 뭐 하는 거야!”라고 외쳤다. 이에 B 양이 몸을 돌리자, A 씨는 그대로 도주했다.
B 양 어머니는 한 방송에서 “A 씨가 딸에게 ‘302동에 사는 삼촌’이라며 ‘농장에 가자’고 유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 단지에는 302동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엿새 뒤인 5월 17일, 서울 중랑구에서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그의 차량에서는 블랙박스 저장장치가 제거된 상태였으며, 피임 기구와 발기부전 치료제, 최음제로 추정되는 액체가 발견됐다. 이 액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이전인 9일과 10일에도 B 양에게 접근해 껌과 장난감을 건네며 친근감을 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틀 연속 B 양의 손을 잡고 통학을 돕는 척하며 접근했고, 이 과정에서 신체적 추행도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A 씨가 자신이 소유한 농막으로 피해 아동을 유인하려 한 정황을 확인하고, 관련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딸이 원래 ADHD 약을 복용 중이었는데, 이번 사건 이후로 불안해 잠도 잘 못 자고 산만함이 더 심해졌다”며 “초범이고 고령이라는 이유로 감형될까 봐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성적 추행이나 간음을 목적으로 한 미성년자 약취·유인 또는 그 미수죄의 경우 형법상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처벌 대상이 된다. 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은 5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벌금 3000만~5000만원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