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이 유명 유튜버의 집 마당에서 사냥한 먹이를 먹은 사실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72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채널 '코코보라'는 수개월 전 '남의 집 앞에서 천연기념물이 사냥을 하네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한 바 있다. 무려 350만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킨 영상이다.
영상엔 유튜버 안하빈과 그의 아내 이보람이 출근을 위해 현관문을 열었다가 마주한 황당한 상황이 담겼다.
영상 속 유튜버 부부는 출근을 위해 현관문을 열었다가 집 마당에서 비둘기를 사냥해 살점을 뜯어먹고 있는 새매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눈이 내린 줄 알았으나 자세히 보니 새매가 비둘기를 사냥하는 과정에서 날린 깃털이었다.
안하빈은 "저희는 지금 마당에서 사냥감을 포획해 살점을 뜯고 있는 포식자를 발견했다"라고 다소 진지하게 상황을 설명하다 이내 "어, 저거 내가 치워야 돼"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부부는 출근 시간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현관 출입구에 새매가 자리 잡고 있어 "이거 어떻게 나가지?"라며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약 10분간 새매의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린 후에야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이후 영상에서 안하빈은 "누구나 한 번쯤 출근 시간 자기 집 현관에서 사파리를 체험하다 지각할 일이 있을 것 아니냐"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안하빈은 새매의 식사가 끝난 후 발견된 비둘기 사체 처리 문제로 고민하다 당국에게 문의했다. 안하빈이 "매가 날아와서 비둘기를 사냥했는데 비둘기를 먹다가 갔다"라고 상황을 설명하자 관계자는 "사유지 안까지 들어가서 수거하진 않는다. 그냥 종량제봉투에 담아도 된다"고 안내했다.
새매는 정부가 천연기념물(제323-4호)로 보호하는 귀중한 조류다. 수리목 수리과 새매속에 속한다. 일반적인 매와는 다른 종류다.
새매는 수컷이 몸길이 30cm, 암컷은 35cm 정도로 맹금류 중에서는 작은 편에 속한다. 동남아시아와 대만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과 유럽 전역,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서식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10월쯤부터 도래해 4월까지 월동하는 겨울철새다. 일부는 여름을 나며 번식하기도 한다.
새매는 크기가 작아 토끼 정도 크기의 동물은 사냥하기 어려워한다. 주로 다른 새들을 먹이로 삼는다. 그럼에도 맹금류답게 전투력이 뛰어나 자신보다 큰 까치도 사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새매는 한국에서 취약종(VU)으로 분류돼 있다. 개체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국내에서 관찰된 개체수는 34마리 정도다. 이동 시기에는 170여 마리가 관찰됐다.
새매는 대한민국 소방청의 상징 새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어로는 'Sparviero(스파르비에로)'로 불린다. 이탈리아 무기에 자주 붙여지는 이름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시기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폭격기인 SM. 79의 별칭으로도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