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유엔개발계획(UNDP)이 각국 주민의 삶의 질을 평가한 '인간개발지수'(HDI) 순위에서 아이슬란드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각) UNDP가 공개한 '2025 인간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HDI는 2023년 기준 0.937로 집계돼 조사 대상 193개 국가 및 지역 가운데 20위로 평가됐다. 전년도보다 수치상으론 개선됐으나 순위는 내려갔다.
HDI는 국가별로 기대수명과 기대교육연수, 평균교육연수, 1인당 국민소득(GNI) 등 4가지 객관 지표를 바탕으로 매겨진다.
HDI 순위 1위는 아이슬란드였다. 2023년 기준 인간개발지수 0.972를 기록한 아이슬란드의 기대수명은 한국보다 1.64년 짧았지만, 기대교육연수와 평균교육연수는 2.23년과 1.19년이 더 길고 1인당 국민소득은 6만 9117달러로 집계됐다. 노르웨이(0.970), 스위스(0.970), 덴마크(0.962), 독일(0.959), 스웨덴(0.959), 호주(0.958)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의 HDI는 0.925로 전년도보다 한 계단 오른 23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0.797로 전년도보다 세 계단 낮은 78위였다.
한국의 HDI는 1990년까지만 해도 0.738로 평가됐으나, 2010년과 2012년 12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에는 줄곧 최상위 국가군에 포함돼 왔다.
한국의 2023년 기준 기대수명은 84.33년, 기대교육수와 평균교육연수는 각각 16.62년과 12.72년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은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4만 9726달러로 평가됐다.
반면 가장 낮은 193위를 기록한 국가는 군벌 간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남수단(0.388)이었다. 소말리아(0.404), 중앙아프리카공화국(0.414), 차드(0.416) 등도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은 필요한 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순위가 매겨지지 않았다. 세계 전체를 평가했을 때 HDI 지수는 0.756으로 전년도(0.752)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UNDP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인류의 삶의 질 개선 속도가 1990년 이후 35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지속적 회복 대신 예상 밖의 약한 진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킴 슈타이너 UNDP 총재는 "이런 속도 저하는 세계의 진보에 매우 현실적 위협이 닥쳤음을 시사한다"면서 "이것이 '뉴노멀'이 된다면 세계는 더 불안하고 분열되는 동시에 경제·생태적 충격에도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