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하면서 소변을 보는 것은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일이지만, 이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위생 문제를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물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샤워 중 소변을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 미국 여론조사 업체 토커리서치(Talker Research)가 2000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4명 중 1명꼴로 샤워 중 소변을 본다고 응답했다고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2%는 매일, 또 다른 12%는 일주일에 몇 차례 샤워 중 소변을 본다고 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의 25%가 샤워 중 소변을 본다고 응답해 다른 세대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X세대(1965~1980년생)는 13%,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는 6%만이 샤워 중 소변을 본다고 답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남성의 30%가 샤워 중 소변을 본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20%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들은 이를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비율이 높았다.
샤워 중 소변을 보는 행위는 단순한 생리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 결혼 및 가족 치료사 클린트 크라이더는 이 행동이 현대인의 '멀티태스킹 강박'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샤워 중 소변을 보는 것은 휴식을 취해야 할 순간에도 효율성을 추구하려는 강박을 반영할 수 있다"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회적 규범을 깨는 작은 반항일 수도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려는 행동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적인 공간에서 형성된 습관은 스트레스 처리 방식과도 연결될 수 있다"며 "모든 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샤워 중 소변을 보는 것이 습관화됐다면, 이는 시간 부족에 대한 깊은 불안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샤워 공간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만약 이 행동이 해방감을 준다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샤워 중 노래를 부르거나 공상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변이 무균 상태라 샤워 중 배출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의학적 관점에서는 위생과 골반 건강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소변은 대부분 멸균 상태지만, 요로 감염(UTI)이 있는 경우 소변에 박테리아가 포함될 수 있다. 또한 샤워기와 배수구 주변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므로, 지속적으로 샤워 중 소변을 보면 박테리아가 확산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배수구와 욕실 환경이 박테리아 및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장소라며,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샤워 중 소변을 보려면 욕실을 자주 소독하고, 물을 충분히 흘려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샤워 중 소변을 보는 습관이 여성의 골반저 근육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미국의 물리치료사이자 골반 건강 전문가인 알리사 해럴슨은 "서서 소변을 보는 습관이 형성되면 방광과 골반저 근육의 신경 연결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통 소변을 볼 때는 앉아서 배출하지만, 샤워 중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이 습관화되면 방광이 충분히 비워지지 않을 위험이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요실금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샤워 중 소변을 보는 행위가 반복되면, 물소리를 듣기만 해도 소변이 마려운 조건반사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습관이 지속되면, 실제로 화장실에 가지 않았는데도 물소리만 들어도 방광이 반응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방광이 필요 이상으로 자주 신호를 보내는 '과민성 방광'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샤워 중 소변을 보는 습관은 방광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샤워 중 소변을 보는 것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습관으로 만들지는 않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화장실 습관을 유지하고, 가능하면 샤워 전에 미리 소변을 보는 것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