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한국인조차 잘 알지 못하지만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음식들이 늘고 있다. 한국의 맛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동서양의 조합으로 탄생한 '역수입 K-푸드'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 고추장버터
대표적인 사례로 '고추장버터'(gochujang butter)가 있다. 한국의 발효 식품인 고추장이 서양의 버터와 만나 매콤하고, 고소한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조합이 탄생했다. 이 조합은 파스타, 빵, 고기 등 여러 요리에 활용돼 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고추장버터 레시피는 간단하다. 버터 200g, 고추장 1.5숟가락, 다진 마늘 0.5숟가락, 꿀 1숟가락, 파마산 치즈가루 1/4컵을 섞은 후 냉장고에서 20~30분 굳히면 완성된다.
이 조합은 약 10년 전 일부 한식당에서 메뉴로 등장했지만, 최근 2년간 SNS를 통해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2023년에는 '고추장버터 국수' 레시피가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NYT 독자 선정 히트 레시피에 이름을 올릴 만큼 주목받았고, 유튜브에서는 국내외 크리에이터들이 고추장버터를 활용한 요리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바나나맛우유 커피
또 다른 예는 '바나나맛우유 커피'(banana milk coffee)다. 한국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바나나맛우유와 헤이즐넛 커피를 섞어 만드는 간단한 레시피로, 얼음컵에 헤이즐넛 커피 2/3를 붓고 나머지를 바나나맛우유로 채운 뒤 섞으면 완성된다. 바나나맛우유의 달콤함과 커피의 은은한 쌉쌀함이 조화를 이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꿀떡 시리얼
틱톡에서 시작된 '꿀떡 시리얼'(ggultteok cereal)도 주목받고 있다. 꿀떡을 우유에 넣어 먹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한국 전통 떡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새로운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쫀득한 떡과 우유의 조화로 외국인들에게 'K-버블티'라는 별명을 얻었다. 낯설게 느껴졌던 이 조합은 점차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뒤 국내로 다시 들어오는 '역수입 K-푸드'는 전통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 글로벌 미식 문화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 음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과정을 통해 K-푸드의 영향력과 인기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