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여론조사] 국민의힘에선 이 두 사람만 이재명과 접전 벌였다

2025-01-27 07:10

이재명 46% vs 오세훈 43%, 이재명 45% vs 홍준표 42%

홍준표 대구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 /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 / 뉴스1
조기에 대통령 선거가 열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설날을 맞아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3,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대표와 오 시장이 맞붙으면 46%와 43%, 이 대표와 홍 시장이 대결하면 45%와 42%로 격차가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 있는 3%포인트(p) 차이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강원, 대전·세종·충청,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에선 오·홍 시장이 앞선 반면 인천·경기, 광주·전라, 제주에선 이 대표가 우세했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에선 이 대표가, 60대와 70대 이상에선 두 시장이 각각 이기는 거로 나왔다. 부동층 성향이 강한 18~29세와 30대에선 결과가 엇갈렸다. 30대에선 오·홍 시장이 모두 앞섰다. 18~29세에선 오 시장(38%)이 이 대표(43%)와 박빙이었고, 홍 시장(47%)은 이 대표(35%)보다 우위였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이 이 대표와 박빙 승부를 벌인다는 조사 결과는 ‘정권 유지’(42%)보다 ‘정권 교체’(51%) 여론이 더 강한 상황에서, 또한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성(60%)이 반대(35%) 여론을 크게 앞지른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윤 대통령 탄핵을 원하고, 현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민심이 저변에 깔린 상황에서도 이 대표가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일부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진보와 보수는 이미 총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정당 지지를 물었을 때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41%와 40%로 엇비슷했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말한 상당수 유권자가 현 상황을 대선 국면으로 인식하는 셈이다.

허진재 한국갤럽 여론수석은 중앙일보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은 보통 25%가량이라면서 무당층이 10% 조금 넘는 수준이라는 건 양 세력이 서둘러 결집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2년 3·9 대선을 한 달여 앞뒀을 때의 정당 지지율이 30%대였다면서 각 진영이 지금이 더 뭉쳤다고 했다.

윤 대통령을 엄호하는 모습으로 지지율을 올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본선 경쟁력은 두 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이 대표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선 김 장관은 38%를 획득해 47%의 지지를 얻은 이 대표보다 9%p 뒤쳐졌다. 오차범위 밖 격차다. 이 대표(44%)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37%), 이 대표(42%)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35%)의 격차는 각각 7%포인트였다. 오차범위 밖이긴 하지만 안·유 전 의원이 김 장관보단 높은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대표(46%)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34%)의 가상 대결에선 12%p, 이 대표(47%)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26%)의 가상 대결에선 21%p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탈당 후 여권과 계속 각을 세운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양자 대결 때 국민의힘 지지층은 46%만 이 의원을 택했고, 47%는 ‘없다’고 답했다.

양자 대결이 아닌 전체 대선 후보를 놓고 물었을 때는 이 대표가 36%로 가장 높았다. 김 장관은 16%, 홍 시장은 10%), 한 전 대표는 8%, 오 시장은 7%, 김동연 경기지사는 4%, 우원식 국회의장은 2%, 이 의원은 1%였다.

판세가 요동칠 수도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에, 이준석 의원의 독자 출마는 범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앙일보는 차기 대통령 선호도는 최근 한국갤럽 정례 조사(1월 3주차)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여권과 야권 주자 각 4명씩 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선정 대상을 호명해 객관식으로 묻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3.3%(7761명 중 1031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