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 기소되면서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6일 형법상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을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과 함께 형사 재판도 받게 됐다.
검찰은 지난 23일과 25일 두 차례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하면서 연장 불허에 대비해 100쪽이 넘는 윤 대통령 공소장을 준비했다. 이 공소장이 형사 재판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의 핵심 증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의 구속기소가 진행 중인 탄핵 심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말이 법조계에선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1에 헌법재판관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은 미칠 수 있다면서 재판관들이 윤 대통령 공소장 내용을 참조하면 판단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심판은 형사 재판과 비록 별개지만 공소장에 적힌 윤 대통령의 범죄 내용이 판단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검찰의 구속기소로 윤 대통령의 범죄 행위가 보다 명확히 드러나는 만큼 탄핵 심판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교수는 탄핵 심판의 경우 계엄령 선포가 헌법에 위반되느냐 아니냐는 것을 주로 보기에 형사 재판에 크게 의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노희범 변호사는 뉴스1에 탄핵 심판은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쪽으로 집중해 속도를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다음달 4일 5차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다시 '12·3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 여부에 대해 심리한다. 헌재 재판관들은 설 연휴에도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비롯한 사건들의 심리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5차 변론기일에는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오후 2시 30분), 여인형 방첩사령관(오후 4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오후 5시 30분) 등 3명이 증인으로 선다. 다음달 6일 6차 변론기일에는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오전 10시 30분),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오후 2시),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오후 3시 30분)이, 다음달 11일 7차 변론기일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오전 10시 30분)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