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에도 먹었다… 무려 1400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국 음식'

2025-01-29 12:30

설날마다 빼놓을 수 없는 전통 '한국 음식'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K-만두

설날이면 떡국과 함께 꼭 먹는 한국 음식이 있다. 삼국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음식은 설날을 포함한 명절에 빼 놓을 수 없는 필수 메뉴다.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인 입동(立冬)인 2019년 11월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만두가 모락모락 김을 내며 쪄지고 있다. / 뉴스1
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인 입동(立冬)인 2019년 11월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만두가 모락모락 김을 내며 쪄지고 있다. / 뉴스1

음식의 정체는 바로 '한국식 만두'다. 한국에서 만두를 먹기 시작한 시기는 삼국시대로 추정된다. 만두는 중국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고구려와 당나라의 교류를 통해 한국에 전해졌다고 여겨진다.

삼국사기와 같은 문헌에서는 만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당시 중국과 활발히 교류하고 음식 문화도 함께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만두는 더 널리 퍼졌다. 이 시기에는 불교가 성행하면서 고기 대신 채소를 사용한 만두가 만들어졌다.

고려는 중국 송나라와 원나라와 활발히 교류하며 중국의 음식 문화가 전파됐다. 이 과정에서 만두는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했고, 속 재료와 조리법도 점차 다양해졌다.

조선시대에는 만두가 왕실과 양반가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다. 이 시기에는 만두를 찌거나 삶는 방식 외에도 튀기거나 구워 먹는 방식이 발달했다.

조선 후기에는 일반 백성들에게도 만두가 보편화됐고,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즐기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8도 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찾아온 2022년 12월 4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만두집에서 시민들이 따뜻한 만두를 구매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8도 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찾아온 2022년 12월 4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만두집에서 시민들이 따뜻한 만두를 구매하고 있다. / 뉴스1

오늘날의 한국 만두는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관세청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냉동 만두 수출량은 1만 7191톤(t)에 달했다. 이 수치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제외한 결과다.

한국 만두는 채소와 두부 등 식물성 재료를 주로 사용하고, 육류 대신 버섯이나 해산물 같은 대체 재료를 활용하기도 한다. 지역별 입맛에 맞춘 조리법과 얇고 쫄깃한 만두피가 해외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만두의 인기는 간편함에서 비롯된다. 냉동 만두는 간단히 요리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의 식문화에 잘 맞는다.

프라이팬에 적당량의 기름을 두르고 만두를 노릇하게 구운 뒤, 물을 약간 붓고 뚜껑을 덮어 찌는 방식은 대표적인 조리법이다. 적당한 온도와 시간을 지키면 만두의 겉과 속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유튜브 'SBS 뉴스'

손자병법 제4장 '군형(軍形)'은 전쟁에서의 방어와 전략을 다룬다. 이는 만두 제작 과정과 놀랍게 닮아 있다. 만두소는 방어의 핵심과 같아 속 재료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만두피가 단단히 감싸야 한다.

만두피는 얇고, 유연해야 속을 보호하면서도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할 수 있다. 손자가 군대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강조한 것처럼, 만두도 상황에 따라 찌거나 굽거나 끓이는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설날에 만두를 즐겨 먹는 전통이 있다.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지역에서는 떡국보다 만둣국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도 설날에 마제은(馬蹄銀)을 닮은 만두를 빚어 먹는 풍습이 있고, 이는 새해에 부유함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의 만두는 찐만두, 군만두, 물만두 등 조리법에 따라 나뉜다.

궁중에서는 규아상 같은 독특한 만두를 만들어 먹었다. 규아상은 주름을 잡아 만든 만두로, 해삼의 생김새를 닮아 미만두라고도 불렸다. 석류탕은 석류를 닮은 모양으로 장식미를 더했다. 어만두, 꿩만두, 준치만두와 같이 특수 재료를 활용한 만두도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한국 만두를 밀가루와 메밀가루로 만들었고, 조선시대에는 옥수숫가루를 활용하기도 했다. 조리법은 점차 달라졌고, 메밀 만두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메밀가루를 끓는 물에 반죽해 만든 만두는 돼지고기, 닭고기, 숙주나물, 두부 등을 만두소로 활용했다.

오늘날의 한국 만두는 'K-만두'라는 이름으로 인정받고 있다. 채소와 두부를 활용한 건강한 이미지, 독창적인 맛, 다양한 조리법 덕분에 세계 각국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K-푸드'로 자리 잡은 한국 만두는 한국 음식 문화의 또 다른 자부심이라 할 수 있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인 입동(立冬)인 2019년 11월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만두가 모락모락 김을 내며 쪄지고 있다. / 뉴스1
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인 입동(立冬)인 2019년 11월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만두가 모락모락 김을 내며 쪄지고 있다. / 뉴스1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