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647년 만의 귀향… 日 반환 전 100일간 친견

2025-01-24 20:59

고려 말 왜구 약탈 후 6세기 넘어 고향 방문… 5월 11일 일본으로 반환 예정

24일 서산 부석사에서 열린 금동관세음보살좌상 고불식 / 서산시
24일 서산 부석사에서 열린 금동관세음보살좌상 고불식 / 서산시

고려 시대 조성된 국보급 문화유산,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이 647년 만에 고향 땅을 밟았다.

충남 서산시는 24일, 일본으로 반환되기 전 100일간의 특별한 친견 법회가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친견 기간은 24일부터 5월 5일까지다.

이 불상은 1330년 서산 부석사에서 조성되었으나, 고려 말 왜구의 약탈로 일본 대마도로 옮겨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12년 10월,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다시 들어오게 되면서 소유권 분쟁에 휘말렸다. 부석사는 불상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법적 다툼을 벌였지만, 2023년 10월 대법원은 일본 대마도 관음사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불상은 오는 5월 11일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번 친견 법회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불상이 본래 자리인 부석사에 잠시라도 머물기를 바라는 부석사의 간절한 요청에 일본 관음사가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성사되었다.

이날 오전 10시,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서는 부석사 주지 원우스님과 다나카 세스료 일본 대마도 관음사 주지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운식이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불상의 이운식과 인계 절차가 마무리된 후, 불상은 서산 부석사로 옮겨져 설법전에 봉안되었고, 봉안을 부처님께 고하는 고불식이 이어졌다.

오후 3시에 열린 고불식에는 이완섭 서산시장, 조동식 서산시의회 의장, 수덕사 설정스님,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 부석사 신도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하여 의미를 더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우리 민족의 찬란한 불교 예술혼이 깃든 국보급 문화유산을 일본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이들이 부석사에 머무르는 불상을 친견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산시는 이번 친견 법회의 원활하고 안전한 진행을 위해 불상 봉안 시설 정비, 방범 설비 및 보안 시스템 설치 등을 지원했다. 또한, 충남도, 서산부석사금동관세음보살좌상봉안위원회와 함께 2013년부터 2024년까지의 불상 환수 활동 기록을 담은 백서를 발간하여 친견 법회 방문객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home 양민규 기자 extremo@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