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축구 인생 끝자락에 몰렸던 손준호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중국축구협회(CFA) 징계 확대 요청을 기각하며, 손준호 복귀 길이 열렸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오전 피파로부터 손준호에 대한 중국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징계 요청이 기각됐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중국축구협회는 지난해 9월 손준호가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됐다며, 이 징계를 전 세계로 확대해 달라고 피파에 요청했다. 그러나 피파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이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손준호는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선수로 등록할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징계의 국제적 확대 요청이 기각되면서 손준호는 국내 K리그뿐 아니라 해외 리그에서도 활동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 의해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구금됐다. 이후 약 10개월간 억류된 뒤 2023년 3월 귀국했고,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아 K리그 수원FC에 입단했다.
수원FC에서 12경기 동안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중원을 책임졌고, 상위 스플릿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가 승부조작 혐의로 그를 영구 제명하며 선수 생명이 또다시 위기에 처했다.
손준호는 자신에게 제기된 승부조작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중국 공안 조사 과정에서 회유와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가족사진을 보여주는 등 심리적 압박 속에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법원은 손준호에게 20만 위안(약 3,900만 원) 금품 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고, 한국 복귀를 위한 거래의 일환으로 판결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팬들의 비난과 여론 악화로 수원FC는 손준호와 계약을 종료했다.
이번 피파 결정은 손준호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다. 중국 리그를 제외한 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K리그 복귀 및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결과다.
축구계에서는 손준호가 K리그에서 다시 활약하며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표팀 복귀 가능성도 거론되며, 그가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준호는 한국 국가대표로 활약한 미드필더로, 뛰어난 경기 조율 능력과 패싱력을 갖춘 선수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해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으며, 2020년 K리그1 MVP를 수상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후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해 2021년 리그 우승을 이끌며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했다. 한국 국가대표로는 2021년부터 출전해 A매치 20경기를 소화했으며, 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주요 국제대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