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이 23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구속된 조지호 경찰청장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인 반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보석 청구는 기각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의 경우, 지난해 1월 2기 혈액암 진단을 받은 건강 상황과 "통상 수감 환경에서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보석 석방됐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경찰력 약 2000명을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 시설을 봉쇄하고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김용현 전 장관의 보석 청구는 기각됐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김 전 장관의 보석 청구를 거부하며 그의 구속 상태를 유지했다.
법원은 보석 기각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95조 제1호에 해당하는 공소제기된 범죄 사실의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 초과의 징역이나 금고의 죄, 제3호에 해당하는 죄증 인멸 또는 인멸 염려의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대통령이 계엄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계엄을 선포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계엄 행위 자체가 내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용현의 증거인멸 염려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보석 기각을 요구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의 2인자로 지목됐다. 그는 계엄군을 국회로 출동시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10여 명의 체포·구금 지시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 국군방첩사령부 체포조 편성 및 운영 관여, 정보사령부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주요 직원 체포 지시, 방첩사와 특전사의 선관위 서버 반출 지시 등의 혐의도 받는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7일 주요 내란 혐의 피의자 중 처음으로 구속기소됐으며, 현재 계속해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용현 전 장관은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