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한 당일인 지난 17일 간부들과 고깃집에서 저녁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TV조선이 이들의 회식 모습을 담은 CC(폐쇄회로)TV 영상을 22일 단독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오 처장은 당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한 고깃집에 들어섰다. 식당에 도착한 오 처장은 간부 4명과 함께 자리를 잡았고, 와인잔이 준비된 뒤 준비해 온 와인이 잔에 채워졌다. 이들은 건배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매체에 따르면 오 처장과 공수처 지휘부의 저녁 식사는 오후 6시 반부터 약 1시간 20분 동안 이어졌다.
공수처는 그날 형법상 내란(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이튿날 예정돼 있었기에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회식 자리가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튿날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을 우려해 19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 17일 오후 6시 20분쯤 공수처 지휘부와 수사팀 일부 인원이 공수처 인근 식당에서 한 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했다"며 "이 자리에서 맥주 2병과 탄산음료 등을 주문했고 직접 가져간 와인과 맥주는 오 처장, 이재승 차장만 마셨을 뿐 수사팀원이 음주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날 식사는 특정업무경비로 결제됐다"며 "지휘부의 격려와 함께 영장 집행에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을 위한 것일 뿐 음주를 위한 자리는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한편 공수처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수 시간째 시도하고 있다. 공수처는 오전 10시30분쯤부터 검사와 수사관들을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로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다.
공수처는 현재 대통령경호처에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한 뒤 영장 집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압수수색을 통해 윤 대통령 수사에 필요한 비상계엄 관련 문건과 회의록, 윤 대통령이 사용한 비화폰의 서버 기록, 대통령실 내 PC 등 전산장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경호처가 영장 집행을 승낙하지 않아 공수처 수사팀이 대통령실과 관저 내부로 진입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