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축구협회 등 한국 축구계를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후배 축구인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박주호 등을 언급하며 '작심 폭로'도 했다.
허정무 후보는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규 후보(대한축구협회장) 4선 승인의 전면 재심사를 요구하면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최근 축구협회 문제를 둘러싼 한국 축구계 상황과 관련해 "박지성·이영표 등 축구인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을 던졌다.그러자 허정무 후보는 "그동안 KFA(대한축구협회)가 독선적 행정을 해 왔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물론 이동국, 조원희, 박주호 같은 사람들이 KFA에 없었던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들은 시쳇말로 이용만 당하고 버려졌다.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은퇴한 원로 등도 축구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은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허 후보는 "나는 이들을 징검다리의 가교 역으로 끌고 가겠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미 여러 인물과 만나 축구에 대해 걱정도 하고 이야기도 나눴다"라고 밝혔다.
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을 승인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하는 입장도 밝혔다.
허 후보는 "새로운 수장이 선출돼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는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12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내려진 정몽규 후보의 연임 심사 통과 결정을 재심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스포츠공정위는 비공개 전체 회의에서 정몽규 회장의 국제기구 임원 진출 여부, 재정기여, 단체 운영 건전성, 이사회 참석률, 포상 여부 등을 평가했다고 밝혔지만 평가표 공개 요청에 답변이 없다. 회의록 공개가 원칙이지만 스포츠공정위와 대한체육회는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허 후보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스포츠공정위 회의록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100점 만점에서 64점을 받아 통과된 것으로 나왔다. 납득할 수 없는 점수인 만큼 대한체육회는 스포츠공정위를 통해 정 회장의 연임 심사를 재심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 회장,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 전 감독이 출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