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현에게 사형 아닌 무기징역 구형되자... 방청석에 있던 유족이 보인 반응

2025-01-22 14:13

검찰 “수법 상당히 잔혹... 사전 계획하고 증거인멸까지”

김명현 / 경찰
김명현 / 경찰

일면식도 없는 40대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수로에 버린 혐의로 기소된 김명현(43)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피해자 가족들은 흐느껴 울며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22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강민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명현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피고인 측은 우발적 범행이긴 하지만 범행 사실을 대부분 인정한다는 의사를 밝혀 곧바로 구형으로 이어졌다.

검사는 "살인은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오고, 피해 회복이 안 돼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돼선 안 된다. 수법이 상당히 잔혹하다.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증거인멸 과정에서 치밀성이 보인다"라고 말하며 무기징역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성실하게 살아오다가 최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충동적으로 범행한 점,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하는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명현은 "사건 당일 도박에서 큰 손실을 보고 패닉 상태에 빠져 인간으로 해서는 안 될 범행을 저질렀다. 마치 삶을 포기하며 구속되길 바랐던 것처럼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다"며 "죽는 날까지 진심을 반성하며 피해자들께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김명현이 최근 자신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설명하자 법정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 가족이 "야" 소리를 지르며 그의 발언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일부 가족은 검찰의 무기 징역 구형 후 자리에서 일어나며 사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피해자 가족들은 흐느껴 울었고, 김명현은 고개를 숙인 채 피해자 가족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김명현은 지난해 11월 8일 오후 9시 40분쯤 충남 서산시 한 공영주차장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자동차에 탑승한 피해자를 뒤따라 차 뒷좌석으로 들어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도박으로 1억원가량의 빚이 있었던 김명현이 범행 직전에도 수백만원을 잃자 돈을 빼앗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 안에서 저항하는 피해자를 십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수로에 버린 후 쉽게 발견하지 못하도록 나무판자로 덮어놓았다. 자신의 범행이 들킬 것을 우려해 차량을 불태워 증거를 없앴고, 범행 후 피해자 지갑에서 가져간 13만원으로 로또를 구입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명현은 범행 전날부터 고가 차량이나 혼자 있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대상을 물색하며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흉기를 미리 준비한 상태에서 식당가를 배회하다가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던 피해자를 발견하고 차량에 올라탄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직후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공공의 이익, 피해자 유족이 신상정보 공개를 요청한 점 등을 고려해 김명현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 선고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