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코폴라가? 망작의 향연…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발표될 '올해 최악의 영화' 후보작들

2025-01-22 13:03

'조커: 폴리 아 되' 비롯 최악의 영화 후보작들 5개

해마다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날 '최악의 영화'를 선정해 발표하는 미국의 '45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후보작들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대중문화 잡지 '버라이어티'는 오는 3월 1일 열릴 '45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후보작에 오른 올해 최악의 영화들을 공개했다. 후보작들은 ▲조커: 폴리 아 되 ▲메갈로폴리스 ▲마담 웹 ▲보더랜드 ▲레이건이다. 가장 많은 부문에 오른 영화는 바로 '조커: 폴리 아 되'다.

제97회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 발표는 미국 LA 대형 산불로 인해 일정이 연기되며 오는 23일 진행된다. 아카데미 측은 후보 발표를 오프라인 행사 없이 온라인 이벤트로만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상식 본행사는 애초 예정대로 오는 3월 2일 할리우드의 돌비극장에서 개최된다. 미국 ABC 방송을 통해 생중계될 전망이다.

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조커: 폴리 아 되'

'조커: 폴리 아 되'는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의 DC 코믹스 범죄 영화 '조커'의 속편이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이번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작품 부문을 비롯해 감독, 각본, 프리퀄·리메이크·속편 부문에도 오르며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영화 주연 배우 호아킨 피닉스와 레이디 가가도 각각 최악의 남우주연상과 최악의 여우주연상 후보뿐만 아니라 최악의 스크린 콤비상까지 나란히 오르는 굴욕을 맛봤다.

특히 속편은 베니스 영화제에서 초연된 후 혹평을 받았다. 흥행 수입도 북미에서 5426만 달러(약 743억 원), 북미 외 시장에서 1억 1340만 달러(약 1553억 원)를 벌어들여 약 1억 6000만 달러(약 2200억 원)를 거두는 데서 그쳤다. 문제는 영화 제작과 극장 개봉을 위해 투입된 비용이 수입의 두 배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의 자료 등을 토대로 이 영화 제작에 약 2억 달러, 마케팅과 배급 비용으로 1억 달러 등 총 3억 달러(약 4109억 원)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전작인 '조커'는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주연이었던 호아킨 피닉스는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 '메갈로폴리스' 스틸컷 / IMDB 제공
영화 '메갈로폴리스' 스틸컷 / IMDB 제공

◆ '메갈로폴리스'

최근 개봉한 독립 영화 '페라리'에서 페라리 창립자 '엔초 페라리'를 맡은 아담 드라이버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메갈로폴리스'도 굴욕을 피하진 못했다. 무려 '대부' 3부작을 통해 1970년대 할리우드를 이끈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신작으로, 서사와 SF적인 요소를 결합한 작품으로 홍보돼 개봉 전부터 대중의 관심을 독차지했으나 개봉 첫 주말부터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뉴욕타임스(NY)에 따르면 '메갈로폴리스'에는 1억 4000만 달러(약 1827억 원)의 총비용이 들어갔으나 북미 지역 개봉 첫 주에 400만 달러(약 52억 원) 정도의 수입밖에 못 올리며 씁쓸함을 남겼다. 앞서 코폴라 감독은 1974년 '컨버세이션'과 1979년 '지옥의 묵시록'으로 칸 영화제에서 두 차례나 황금종려상을 받았지만 이후 공개한 작품들은 대부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메갈로폴리스'는 미국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45%, 팝콘 지수 35%에 그치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미국의 영화 전문 기자나 전문가들도 해당 사이트를 통해 혹평을 쏟아냈다. 이들은 "대담하고 부자연스러운 대사와 연기, 과시적인 이미지, 코폴라가 만들어 낸 어떤 작품 못지않게 강력한 크로스 커팅 시퀀스 등 부끄러울 정도로 연극적인 영화", "별 하나도 아까운 엉뚱한 재난 같은 영화", "감독의 최악의 영화일 뿐만 아니라 내가 본 최악의 영화 중 하나다. 과시하고 방종하고 가식적이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지루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영화 '마담 웹' 스틸컷 /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영화 '마담 웹' 스틸컷 /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 '마담 웹'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 '마담 웹'은 지난해 3월 개봉했으나 처참한 흥행 성적으로 마블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마담 웹'은 우연한 사고로 미래를 볼 수 있게 된 구급대원 '캐시 웹'이 거미줄처럼 엮인 운명을 마주하며 같은 예지 능력을 갖춘 심스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 '마담 웹'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도 11%, 팝콘 지수는 55%에 그쳤다. 미국의 영화 전문 기자나 전문가들은 "다코타 존슨이 주연을 맡은 이 슈퍼히어로 이야기는 거의 모든 면에서 실패다", "스토리텔링이 한심함과 완벽함 사이 어딘가에 있는 수준이다. 대체로 형식적이다", "스튜디오 경영진이 911에 전화해 구조하는 게 나을 정도로 처참하게 붕괴됐다" 등 혹평을 남겼다.

영화 '보더랜드' 공식 포스터 / ㈜누리픽쳐스 제공
영화 '보더랜드' 공식 포스터 / ㈜누리픽쳐스 제공

◆ '보더랜드'

수많은 명작에 주연으로 참여하며 할리우드의 명배우로 거듭난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력과 존재감도 대중의 날카로운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게임 실사영화인 '보더랜드'는 국내에서 오는 3월 5일 개봉된다.

'보더랜드'는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에 팝콘 지수는 50%를 받았다. 기자와 전문가들은 "완전히 실패한 비디오 게임 각색", "할리우드가 게임을 스크린에 데뷔시키기 위해 성공적으로 각색하는 방법을 배울 때 '보더랜드'는 어떻게 하면 안 되는지 알려주는 영화다", "이 추악하고 지루하며 정말 무능한 영화에는 게임에 대한 어떤 것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등 혹평을 달았다.

영화 '레이건' 공식 포스터 / studio ShowBiz Direct 제공
영화 '레이건' 공식 포스터 / studio ShowBiz Direct 제공

◆ '레이건'

지난해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개봉해 논란이 일었던 영화 '레이건'은 공화당의 영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다. 1981~1989년 재임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무명의 영화배우였으나 배우 노조를 이끌었고 정치인이 된 뒤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백악관에 입성해 일명 '레이거노믹스'로 불리는 경제 정책으로 미국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다만 지나친 감세와 군비 증강으로 막대한 재정 적자를 떠넘기고 소수자와 빈곤층 인권을 퇴보시켜 사회적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는 등 아직도 여러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스스로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맥마나라 감독은 영화 개봉 당시 공개 시기 등 여러 논란이 잇따르자 "2010년 처음 기획된 이 영화가 지금 개봉하게 된 것은 코로나19와 배우 파업 등으로 제작 일정이 미뤄지면서 우연히 대선과 겹친 것"이라며 "사람들은 영화를 정치와 무리하게 연관 지으려고 한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가 "이 영화는 얄팍한 칭송 전기"라며 "레이건 전 대통령의 진정한 신봉자들을 위한 것일 뿐 역사로서 가치가 없다"라며 별점 1.5개를 주는 등 여러 매체의 혹평 또한 잇따랐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