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 여성 환자가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의 부작용으로 인해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사례가 알려졌다.
미국 노스이스트 조지아 메디컬 센터 의료진에 따르면, 과거 심부전과 병적 비만을 앓고 있었던 69세 여성 A 씨는 급성 신장 손상과 헤파린 유도 혈소판 감소증(HIT) 치료를 받고 퇴원한 지 이틀 만에 응급실을 다시 찾았다. 하룻밤 사이 갑작스럽게 악화된 다리 통증 때문이었다.
이 여성은 이미 HIT 병력이 있어 혈액이 과도하게 응고되는 문제가 있었다. HIT는 다양한 형태의 헤파린(항응고제) 투여로 혈소판 수치가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검사 결과, A 씨의 병명은 'Phlegmasia cerulea dolen(이하 PCD, 고통스러운 청색 염증)'이라는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의 심각하고 드문 합병증이었다.
PCD는 혈전이 다리 정맥의 흐름을 완전히, 혹은 거의 막아버리는 상태를 의미하며, 대부분 팔보다는 다리에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PCD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가 파랗게 물드는 청색증과 심한 통증, 부기다. 감각이 둔해지고 움직임도 어려워진다.
문제는 빨리 치료받지 않아 괴저가 진행되면 절단 위험이 20~50%, 사망률이 20~4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이다.
의료진은 A 씨의 다리 혈전을 바늘로 제거하기 위해 혈전 제거술을 시도했으나, 결국 왼쪽 다리의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절단을 제안했다. A 씨는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A 씨의 사례는 지난 19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큐레우스' 저널에 게재됐다.
PCD는 발생이 드물어 관련 연구가 많지 않다. 그러나 치료의 우선순위는 항응고제 처방이며, 이후 긴급 혈전 제거술을 시도한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A씨 사례를 봤을 때 조기 평가의 중요성을 뚜렷하게 일깨워준다"며 "환자가 다리 절단까지 하게 된 것은 응급실에 비교적 늦게 도착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깊은 정맥에 혈전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오래 누워 있거나 외상을 입었을 때, 암이 있을 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해당 질환에 걸리면 다리 색이 변하고 부으며, 걸을 때 장딴지 통증이 나타난다. 혈전이 폐동맥으로 들어가면 폐동맥 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게다가 정맥이 막히면 사지 부종과 저혈량성 쇼크가 올 수 있다. 이후 돌이킬 수 없는 정맥 괴저가 시작되면 사지 절단,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