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빛나는(?) 배우 생활은 잠시 접어두고 배낭 하나에 의지해 세계 곳곳을 누비는 청년이 화제다. 그가 제작한 영상은 단순한 여행 기록을 넘어, 사람과 역사를 연결하는 콘텐츠로 주목받으며 스타 유튜버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기 여행 유튜버 '홍고고(본명 안재홍)'가 조명받고 있다.
35살인 그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유명 유튜버가 아닌 '아역 출신 배우 안재홍'으로 불렸다. '응답하라 1988', '쌈,마이웨이' 등 화제작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안재홍(38)과는 동명이인이다.
홍고고는 불과 4살 때인 1993년 MBC 드라마 '엄마의 바다'로 데뷔해 16년간 영화 '몽정기', KBS 드라마 '해신' 등 4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주가를 높였던 배우.
그러나 20대 중반의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음의 고비를 넘긴 후 배우 활동을 중단했다. 한 번뿐인 인생을 뜻깊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단돈 500만원을 들고 무작정 세계 여행길에 올랐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2018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일상이 여행인 배낭여행자로 사는 삶을 기록하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고, 국내 대표 여행 유튜버로 위치를 굳혔다.
현재 구독자 수는 33만여명. 채널 내 조회 수 10만 회를 넘긴 화제의 영상만 85편에 달한다.
홍고고는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현지인처럼 일상을 보내는 일명 '로컬리안' 여행을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선 넘지 않는 절제미와 순수한(?) 호기심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 그만의 매력 포인트다.
그의 채널에는 홍콩의 유명 연예인, 식당에서 마주친 종업원, 히치하이크를 도와준 운전자 등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현지인들과 인연을 쌓고 그들의 평범한 일상을 체험해 보는 영상들이 주를 이룬다. '관광객 모드'가 아닌 '현지인 모드'로 전 세계를 누비며 어느 여행 책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채로운 '찐' 경험을 전하는 게 그의 흔적들이다.
사람과 역사를 연결하는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안기기도 한다.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과 역경을 조명한 ‘광주 고려인마을 여행기’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한국에 고려인이 10만명 정도 살고 있는데 그 중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에만 7000여명이 모여 있다고 한다.
지난해 광복절 특집으로 방영된 시리즈 제1탄 '소련에 억울하게 끌려갔던 한국의 후손들'은 조회수 107만을 찍고 있다. 제2탄 '전쟁 중 모든 걸 잃고 할아버지의 나라로 피난 온 고려인 가족”은 업로드 3주 만에 51만 조회 수, 제3탄 '한국으로 피난 온 고려인 학생들의 첫 한국 여행'은 업로드 2주만에 30만 조회 수를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홍고고가 지닌 재기발랄한 모습과 인간적인 면모는 또 다른 인기 비결로 통한다. 배우이자 아프리카TV BJ 경력으로 다져진 남다른 입담, 출중한 외국어 구사 능력, 뛰어난 노래 실력 등 영상 속에서 은근히 드러나는 그의 다재다능함은 여행기와는 별개로 눈길을 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