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수준의 초미세먼지가 안개와 함께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한국이 전 세계 대기질 순위 10위권 진입을 앞두고 있어 사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날씨는 포근하지만 다량의 초미세먼지가 국외에서 유입하며 한동안 '나쁨' 수준의 대기질이 계속되겠다.
21일 오전 6시 기준 서울과 경기, 충북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는 연평균 먼지 농도의 3~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평소보다 2~3배 많은 먼지가 공기 중에 떠 있는 상황이다.
초미세먼지(PM2.5) 기준 농도가 ㎥당 36∼75㎍이면 '나쁨', 75㎍을 초과하면 '매우 나쁨' 수준에 해당한다.
바람이 약한 대기 정체가 이어지는 와중에 온화한 서풍을 타고 국외에서 오염물질이 넘어오며 짙은 미세먼지가 끼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한 시간 평균 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75㎍ 이상인 상태가 지속되며 올겨울 첫 초미세먼지주의보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 중이다.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마이크로그램)을 넘고 다음 날도 같은 수준의 '고농도'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역은 이날 오후 9시까지 공공 사업장과 공사장의 운영을 단축 조정해야 하며 시·도에 따라 5등급 차량 운행이 제한되고 차량 2부제가 시행된다. 또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 등의 휴업이나 단축 수업 시행이 권고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대기질은 오는 24일까지 안 좋다가 차츰 평소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는 22일 오전 한 차례 더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대기질(AQI) 현황을 보여주는 사이트 'IQ Air'에 따르면 한국은 11위에 올라 10위권 진입을 앞두고 있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이트에 따르면 대기질이 가장 안 좋은 1위는 인도의 콜카타, 2위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 3위는 베트남의 하노이, 4위는 방글라데시의 다카, 5위는 파키스탄의 카라치, 6위는 인도의 델리, 7위는 중국의 우한, 8위는 인도의 뭄바이, 9위는 코소보 공화국의 프리슈티나, 10위는 중국의 항저우다. 11위는 대한민국의 서울이며 그 뒤를 잇는 12위는 중국의 청두다.
초미세먼지(PM2.5)는 직경 2.5㎛ 이하로 매우 작아 호흡 시 폐포 끝까지 들어와 바로 혈관으로 들어갈 수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정도 크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심장과 폐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단기적으로는 천식 발작, 급성 기관지염, 부정맥과 같은 증상을 악화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사망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서 오래 머무를 경우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여러 장기에 활성산소를 공급해 세포 노화를 촉진하고 염증 반응을 촉진해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 이는 혈류를 따라 전신에서 이뤄지는 까닭에 호흡기를 비롯해 다양한 장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산부나 영유아, 어린이, 노인,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자 등과 같은 민감군은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반드시 KF80, KF94 등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고 비타민 C 등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