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간방송사 후지 TV 내에서 벌어진 성 상납이 일본 방송가를 뒤흔들고 있다. 후지 TV 여성 아나운서가 ‘미즈타니 아이코’라는 가명으로 최근 주간 문춘에 사내 성 상납 관행을 폭로했다. 일본의 국민 아이돌 그룹인 ‘스마프(SMAP)’의 전 멤버 나카이 마사히로가 연루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폭로자는 후지 TV가 연예계 톱스타들에게 방송 출연 기회를 제공하는 대가로 여직원을 성 상납 대상으로 삼아왔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폭로 내용에 따르면, 성 상납은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후지 TV 내부에서 오랜 기간 관행처럼 이뤄져 왔다. 피해 여성들의 증언에 따르면 성 상납 대상이 된 여직원들은 회사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나카이 마사히로는 폭로 이후 거센 비난을 받으며 방송에서 하차하는 불명예를 겪었다. 그의 소속사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은 연예계에 국한되지 않았다. 일본 대기업 도요타 자동차를 비롯한 다수의 스폰서 기업들이 후지 TV에서 방영 중인 광고를 즉각 중단했다. 도요타 측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동안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후지 TV의 광고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며 사건의 여파를 확산하고 있다. 후지 TV는 공식 성명을 통해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책이나 진상 규명에 대한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성 상납은 후지 TV의 고위층이 특정 연예인을 대상으로 접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호텔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하고 간 장소는 스위트룸이었다. 룸엔 후지 TV의 편성 부장, 나카이 마사히로와 다른 남성 연예인, 다른 여성 아나운서, 스태프 등이 있었다. 한 명씩 자리를 비우더니 결국 현장엔 피해 여성과 나카이 마사히로, 남성 연예인, 여성 아나운서까지 4명만 남았다.
피해 여성은 “처음부터 2 대 2로 짜인 자리라는 느낌을 받아 너무 무서웠다”라며 “반대편 소파에서는 나카이 마사히로가 여성 아나운서와 밀착해 있었고 남성 연예인은 내 허벅지를 만졌다”라고 밝혔다.
이후 피해 여성은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한 뒤 돌아와 보니 남성 연예인이 전라 상태로 침실에서 자신에게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걸 거절하면 앞으로 일이 나에게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패닉 상태였지만 이런 건 도저히 못 하겠다고 반쯤 울면서 침실에서 나왔다”라고 말했다.
미즈타니는 “편성 부장이 여성 아나운서를 접대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남성 연예인과 단둘이 있도록 만드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가 사건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나카이 마사히로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일본 대중문화계에 큰 충격을 줬다. 나카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엔터테이너다. 다수의 인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그의 명성과 경력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일본 내 주요 방송사들은 나카이의 출연 장면을 삭제하거나 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건과 거리를 두고 있다. 나카이 마사히로는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후지 TV의 대응은 현재까지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성 상납 의혹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음에도 진상 규명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증언한 상황에서 후지 TV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