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전문 유튜버 김지민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입질의추억TV’ 유튜브에서 한국이 세계 최초로 성게 완전양식에 성공해 일본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씨는 최근 채널에 올린 ‘세계 최초로 양식에 성공! 일본으로 역수출하는 최고급 성게는 어떤 맛일까?’란 제목의 영상에서 전남 고흥군의 한 양식장에서 약 13년간의 연구와 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북쪽말똥성게 완전양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고급 식재료로 평가받는 북쪽말똥성게를 대량 생산해 일본 등지로 수출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해당 소식은 주목받고 있다.
해양생물인 성게는 해삼, 해파리와 함께 대표적인 바다 무척추동물로 꼽힌다. 몸이 둥글고 껍질이 단단하며 가시가 빽빽하게 돋은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으로 950여 종이 발견됐다. 한국 주변 해역에서도 다양한 성게가 서식하고 있다. 성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내부에 있는 생식소다. 흔히 알로 불리는 생식소가 고급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독특한 향과 풍미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유의 단맛과 감칠맛, 바다 향으로 인해 '바다의 캐비어'로 불린다.
성게는 생물학적으로 단순하지만,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닷속에서 해조류를 먹어치우며 해저 환경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도한 채취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성게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보호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성게는 보라성게와 말똥성게다. 보라성게는 4~8월이 제철이며, 제주도와 동해안, 거제도, 남해안 일대에서 많이 잡힌다. 말똥성게는 11~1월이 제철이다. 부산, 경남 지역에서 주로 소비된다. 부산에서는 '앙장구'라고도 불린다. 앙장구비빔밥이 유명하다.
이번에 양식에 성공한 북쪽말똥성게는 일반 말똥성게와는 다른 종이다. 북쪽말똥성게는 한류성 어종으로 차가운 바다에서 서식하며, 가시가 빗살처럼 정돈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동해안에 서식하지만 개체 수가 많지 않고, 서식지가 점차 북상하고 있어 강원도에서 간혹 잡히는 정도다.
성게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된다. 일본에서는 우니(うに)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초밥에 쓰거나 날것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초밥 위에 얹거나 날것으로 먹을 경우 성게의 부드럽고 농후한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와 같은 서양 요리에서는 성게 알을 파스타에 섞어 해산물 특유의 깊은 맛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성게비빔밥, 성게탕과 같은 요리가 인기 있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는 말똥성게를 활용한 ‘앙장구 비빔밥’이 유명하다.
이번에 양식에 성공한 북쪽말똥성게는 일반 성게와는 달리 북쪽의 차가운 바닷물에서 주로 서식하는 종이다. 일본 북해도가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성게는 고급 초밥과 오마카세 요리에 사용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 북쪽말똥성게는 가시가 빗질한 것처럼 고르게 배열돼 있어 외관상으로도 매우 아름답다. 또한 이 성게는 독특한 풍미와 함께 진한 크림 같은 맛이 나는 까닭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특별하게 여겨진다.
일본에서는 북쪽말똥성게의 약 70%가 고급 요리에 쓰인다. 1kg당 수백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의 식재료로 취급된다. 양식장 측은 "국내 판매 가격보다 일본 수출 가격이 더 높아 현재는 전량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쪽말똥성게의 가격은 은(銀)보다도 비싸다. 은이 kg당 150만 원인데 반해 북쪽말똥성게는 그 이상의 가격에 거래된다.
이러한 성게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완전 양식에 성공한 것은 매우 큰 성과로 평가된다. 자연 서식지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성게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김지민씨에 따르면 완전양식에 성공한 고흥 양식장은 북쪽말똥성게 양식을 위해 철저히 관리된 환경을 구축했다. 플랑크톤을 주된 먹이로 사용하며, 초기 유생 단계부터 세심하게 성장 과정을 관리했다. 플랑크톤의 크기와 양을 조절하며 성게의 성장 속도에 맞춘 환경을 제공하고, 적정 온도와 염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밀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본에서는 보통 성게가 성체가 되는 데 약 2년이 걸리지만, 한국 양식장에서는 이를 1년 안에 단축해 성과를 냈다. 효율성과 경제성을 크게 높인 셈이다.
양식된 북쪽말똥성게는 대부분 일본에 수출한다. 일본 시장에서의 높은 수요와 높은 가격이 한국 양식 기업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양식 기술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성게를 맛있게 먹는 방법도 있다. 소금물(물 1L당 소금 50g)에 20분 정도 담가두면 성게 알이 단단해지고 감칠맛이 올라간다. 생으로 먹을 때는 소금을 살짝 뿌려 먹거나, 와사비 없이 그대로 먹어야 성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