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KBS 광주방송총국 고(故) 김애린 기자(30)의 마지막 보도가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특별상을 수상하게 됐다.
지난 16일 한국기자협회는 김 기자의 '달팽이 붕어빵' 보도를 제412회 이달의 기자상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이 보도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붕어빵 노점이 이틀 만에 문을 닫은 사연을 다루며 사회적 약자와의 공존을 위한 노점허가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기자의 생전 마지막 보도는 그의 따뜻한 시선과 투철한 사명감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 기자는 남편인 안윤석 목포MBC PD와 함께 태국 방콕 휴가를 마치고 탑승한 제주항공 2216편에서 참변을 당했다. 해당 항공기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 착륙 과정에서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했다. 이어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철근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며 폭발했다.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고, 승무원 2명만이 생존한 대형 참사였다.
한국기자협회 보도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기자로 일해 온 김 기자는 "가장 빛나지 않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연들일지라도 귀 기울여 구조의 문제를 밝혀내는 기자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일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 일제 강제동원, 5·18 등 사회적 약자와 역사적 진실을 다루는 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7월에는 5·18 구두닦이 시민군과 당시 시민군에게 밥을 지어준 여고생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채록 5·18'로 5·18 언론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는 "5·18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처럼 1년을 보내다 매년 5월18일만 되면 관련 보도를 내놓는 게 기자로서 면목이 없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동료들은 그를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친구", "능력 있고 따뜻한 보도국 애굣덩어리"로 기억했다. 특히 현장중계를 잘해 'MNG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7일 엄수된 장례식에서 선배 류성호 기자는 "환하게 웃는 네 녀석이 영정 사진 속에 있는 게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하루하루 꿈인가 싶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합동 추모식이 오는 18일 오전 11시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개최된다. 참사 희생자 유족과 국토교통부가 주최하는 이번 추모식에는 유가족 700여 명을 포함해 총 1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모 공연과 묵념, 헌화·분향, 추모사가 진행되며 추모 영상 '기억의 시간'이 상영된다. 유가족들은 행사 후 사고 현장을 방문해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