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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보내주신 대통령”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 고마워요” 가사 담겨

2025-01-17 08:48

경호처 창설기념일 울려퍼진 노래의 정체

대통령경호처가 2년 전 경호처 창설기념일 행사에서 부른 윤석열 대통령 찬양 노래의 가사 중 일부. /  SBS 뉴스 영상 캡처
대통령경호처가 2년 전 경호처 창설기념일 행사에서 부른 윤석열 대통령 찬양 노래의 가사 중 일부. / SBS 뉴스 영상 캡처

대통령경호처가 2년 전 경호처 창설기념일 행사를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로 꾸며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장이 지난해 김건희 여사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고급 의전차량을 동원한 이벤트를 기획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 같은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지난 16일 SBS 보도에 따르면, 경호처는 2022년 12월 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해당 행사는 단순히 창설 기념의 의미를 넘어 윤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는 성격을 띤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행사에서는 ‘윤 대통령 헌정곡’이라는 이름의 노래가 연주됐다. ‘창설 기념행사 메들리’로 소개된 곡의 가사에는 “84만 5280분 귀한 시간들 취임 후 쉼 없이 달린 수많은 날”,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 고마워요”,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 등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곡의 ‘84만 5280분’이라는 표현을 일수로 계산하면 587일이 된다. 행사 당일인 2022년 12월 18일에서 587일을 거슬러 올라가면 2022년 5월 10일, 윤 대통령의 취임일과 일치한다.

해당 곡은 유명 뮤지컬의 곡을 개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곡은 “52만 5600분의 귀한 시간들 어떻게 재요 1년의 시간”이라는 가사를 담고 있었으나, 이를 윤 대통령 찬양 가사로 바꾼 것이다.

경호처는 윤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이 행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이며, 축하 노래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헌정곡은 행사 일주일 전 서울의 한 녹음실에서 제작됐다. 경호처는 미리 섭외한 음악가들에게 녹음에 필요한 악보를 제공했으나, 보안 차원에서 가사의 일부를 빈칸으로 남겼다. 빈칸에는 ‘대통령’이나 ‘대한민국’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예정이었고, 녹음 당일에야 이를 채워 넣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음악가들은 “대통령 생일 공연에 쓰이는 노래인데 하루 동안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음원 녹음이 가능하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녹음 당일 가사를 완성해 녹음을 진행했으며, 비밀 유지 계약서도 작성해야 했다.

이날 녹음에 참여한 음악가는 약 10명이다. 경호처는 이들에게 최소 3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측은 녹음 후 음악가들에게 “경호처장과 임직원이 리허설에 매우 만족했다”며 보안 유지를 당부했다고 한다.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녹음된 헌정곡 음원을 틀고 경호처 직원들이 합창했다. 또한 행사에서는 ‘윤석열 삼행시 선발대회’ 같은 이벤트도 열렸다.

해당 행사는 당시 경호처장이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고,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경호처 직원은 “경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이런 일도 해야 하느냐”며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 뉴스 유튜브에 <"하늘이 보내주신 대통령"…낯 뜨거운 '헌정곡'>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뉴스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