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BTC) 현물 ETF의 유입 규모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의 영향을 받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16일(현지 시각)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비트코인 ETF 순유입은 7억 55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피델리티(Fidelity)의 FBTC가 4억 630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의 ARKB가 1억 3800만 달러, 블랙록(BlackRock)의 IBIT가 3100만 달러의 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블랙록은 캐나다 CBOE에서 비트코인 ETF 변형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ETF가 단순히 미국 내에서만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비트코인 ETF 시장은 4일 연속 유출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유입 전환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헌터 호슬리 비트와이즈(Bitwise) CEO는 "비트코인 ETF에 대한 문의가 다른 국가들로부터도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외화 채권 대신 비트코인으로 투자 노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2024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또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3.2%를 기록해 예상치인 3.3%를 소폭 하회했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 경제의 완화된 물가 상승 압력을 보여주며 글로벌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P 500은 전날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9000억 달러의 시가총액 증가를 기록했고, 비트코인도 10만 달러를 돌파한 후 소폭 조정을 겪으며 16일(한국 시각) 오후 5시 20분 기준 9만 97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강력한 펀더멘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10 BTC 이상 보유한 지갑의 누적 수는 12월 말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반면, 소규모 투자자들은 이익 실현을 위해 일부 매도를 진행하며 시장 타이밍을 조정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10만 달러를 다시 넘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ETF 유입 증가와 긍정적인 온체인 지표는 추가 상승을 지지하지만,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