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생선에 붙은 보관 방법과 가공 방법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이 있다.
바로 명태다. 명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생선 중 하나로, 한반도의 식탁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왔다. 대구목 대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길이는 약 30~50cm 정도이며 가늘고 긴 몸체에 회갈색을 띠고 있다. 서늘한 수온을 선호하며 주로 동해에서 많이 잡힌다.
명태는 2000년대 초까지 동해에서 대량으로 잡히며 어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남획과 수온 상승 등으로 인해 자연산 명태의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명태 자원 회복을 위한 연구와 양식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강원도 고성에서는 명태 양식장 운영을 통해 명태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보관 상태, 가공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명태의 다양한 이름들을 알아보자.
1. 생태
먼저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은 상태의 명태를 생태라고 한다.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맛을 지닌 생태탕으로 자주 사용된다. 비린내도 적고 살도 많아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무와 같이 넣고 끓인 생태탕은 겨울철 별미다.
2. 동태
겨울에 잡힌 명태를 얼리면 동태가 된다.
냉동 상태이기에 보관도 용이하고 유통 기간도 늘어나 대부분의 수입산 동태는 냉동 상태로 들어온다. 생태보다는 살의 탱글함이 약하지만 특유의 담백한 맛으로 전과 찌개로 많이 사용된다. 달걀물에 부쳐낸 동태전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으로 명절 음식이나 잔칫상에 자주 오른다.
얼큰한 국물이 매력인 동태찌개도 인기가 좋다. 특히 칼칼한 국물에 조려낸 무는 한국인에게 인기가 좋다.
3. 노가리
노가리는 어린 명태를 말린 것을 말한다. 마른 안주로 인기가 많은 노가리는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특히 구운 노가리를 간장과 마요네즈 소스에 함께 찍어 먹으면 간단하고도 풍미 있는 안주가 완성된다. 일반 노가리보다 반건조 노가리가 더 쫀득하고 식감이 좋다.
4. 코다리
명태를 반쯤 말린 것을 코다리라고 부른다. 코다리는 식감이 꽤 단단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코다리는 살결이 촉촉하면서도 쫄깃해 다양한 양념을 활용한 요리에 자주 쓰인다. 코다리 냉면은 매콤달콤한 양념에 쫄깃한 면발로 여름철뿐만 아니라 사계절 인기가 많다. 코다리를 바싹 튀긴 코다리 강정도 사랑받는다. 양념 치킨 맛도 나면서 코다리의 식감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5. 북어
명태를 바싹 말리면 북어가 된다. 포슬포슬한 식감과 꼬릿한 냄새가 특징인 북어는 보통 해장국이나 구이로 많이 먹는다.
계란과 콩나물을 넣어 끓여낸 북엇국은 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성 때문에 과음을 했을 때 많이 찾는다.
6. 황태
황태는 명태를 겨울철 차가운 바람에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해 만든 건어물이다. 이 과정은 강원도 강릉, 인제 등 고지대에서 이루어지며, 황태 덕장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다.
낮에는 햇빛으로 건조하고 밤에는 영하의 온도에서 얼리기를 반복하면서 황태 특유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과 깊은 감칠맛이 생긴다. 황태를 사용한 대표적인 요리로는 구이가 있다. 매콤한 양념장을 황태에 발라 구워내 밥반찬으로 자주 찾는다.
7. 짝태
명태를 한 달 동안 천막을 치고 건조시킨 것을 짝태라고 부른다. 주로 북한과 연변 지역에서 자주 먹고 황태와는 맛과 식감이 전혀 다르다. 짝태와 노가리는 대표적인 마른 안주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식재료다.
8. 먹태
흑태라고도 불리는 먹태는 명태가 완전히 말라 수분이 거의 없어진 상태를 의미한다. 건조 과정에서 명태의 색깔이 변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먹태의 색이 점차 검게 변하기 때문에 흑태라고 부르기도 한다.
9. 명엽채
명엽채는 명태의 껍질을 말려 만드는 음식으로 엽서 모양처럼 얇고 부드러운 상태를 띄고 있다. 주로 볶음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명엽채를 잘 불린 뒤 간장과 고추장 양념을 해 볶아내면 훌륭한 밥반찬이 된다.
이처럼 명태는 보관, 가공 방법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신선한 명태부터 건조한 명태, 그리고 말린 명태는 각각 다른 특성과 맛을 자랑하며, 그에 맞는 요리법으로 다양하게 변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