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36일차에 다소 미친 것 같은 '역주행'을 시작했다는 영화가 있다.
바로 할리우드 스타 데미무어에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서브스턴스'다.
1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브스턴스'는 개봉 36일차에 예상치 못한 역주행을 시작했다. 15일 '서브스턴스'는 박스오피스 4위에 등극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뤘다. 개봉 당초 상대적으로 낮은 상영관 수와 주목받지 못한 상황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장기 흥행을 거듭하며, 이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기준 박스오피스 1위는 '하얼빈', 2위는 '소방관', 3위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가 차지했다. 이러한 작품들과 경쟁하는 '서브스턴스'가 어떻게 역주행 신화를 쓸 수 있었는지 그 배경과 경과를 살펴보자.
최근 누적 관객 20만 명을 돌파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서브스턴스'는 지난달 11일 개봉해 6만 6000석 규모로 상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관객 수가 많지 않았고, 4주차에는 좌석 수가 1만 6000석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영화는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상영관 수를 점차적으로 확대했다. 5주차에는 2만석, 6주차인 15일부터는 5만 2000석으로 꾸준히 상영관 수를 늘려가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상영관 수가 증가한 덕분에 '서브스턴스'는 15일 하루 동안 6122명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이는 전날 3196명 관객을 동원하며 9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이 영화는 상대적으로 상영관이 적었던 독립·예술영화로 개봉했다. 그러나 작품 완성도와 이에 주목한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흥행을 이어갔다. 영화 배급사인 NEW에 따르면 개봉 6주차에 접어드는 영화가 전국적으로 확대 상영하는 것은 2013년 '지슬'과 2009년 '워낭소리' 이후 10년 만이다. 이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서브스턴스' 역주행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최근 누적 관객 20만 명을 돌파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서브스턴스'는 바디 호러 장르로, 신체가 기괴하고 변형되는 과도한 폭력성과 수위 높은 노출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표현은 호불호가 나뉘었지만, 영화에서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남성적 시각에 의해 파괴되는 과정을 그리며 20대와 30대 여성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를 연기한 데미 무어 연기와 그가 보여준 감정선에 많은 관객들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서브스턴스' 역주행에는 데미 무어의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도 큰 영향을 미쳤다. 데미 무어는 지난 6일(한국 시각)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소감을 남겼다.
데미 무어는 "우주가 저에게 '넌 아직 끝나지 않았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연기를 포기하지 않은 끝에 ‘서브스턴스’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감동적인 수상 소감은 전 세계 영화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데미 무어 수상 소감은 팬들에게 큰 영감을 줬고, 이를 계기로 영화의 관객 수가 급증했다. 영화 인기는 계속해서 상승하며, 관객들 호평을 얻고 있다.
'서브스턴스'는 이미 칸국제영화제 각본상과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관객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제 영화 팬들 기대는 이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데미 무어는 골든글로브 수상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