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한 대국민 영상 메시지가 사전 협의 없이 대통령이 제작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MBN은 매체 취재 결과,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 등과의 사전 협의 없이 즉흥적으로 영상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으로 보도했다.
윤 대통령과 면담한 한 인사는 매체에 "사전에 준비된 것이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이 체포 직전 즉흥적으로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 자리에서 몇 분 만에 메시지 작성이 끝났고, 영상 촬영도 바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매체는 이번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비교적 편안한 차림과 표정을 보이는 등 앞선 대국민담화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읽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부터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날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대국민담화를 가졌다. 모두 정식 브리핑룸에서 굳은 표정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넥타이도 하지 않은 채 애써 밝은 표정을 띠는 등 편안한 분위기가 읽혔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해당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육성 메시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영상에서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국민 여러분,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힘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 이틀째인 16일 오후 2시께 재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공수처는 건강상 이유로 이날 오전 예정돼있던 조사를 연기해 달라는 윤 대통령 측 요청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10시 33분께 체포된 윤 대통령은 곧바로 공수처 조사실로 이송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40분께까지 10시간 4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