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미숙아를 출산해 살해한 20대 여성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구형했다.
광주고등법원 제2형사부(이의영 재판장)는 지난 14일 아동학대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29)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A 씨는 지난해 5월 친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는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런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선처를 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며 1심과 동일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사건은 지난해 5월 22일 오후 3시 58분쯤 광주 서구 광천동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발생했다. A 씨는 임신 29주 상태로 화장실에서 출산한 직후, 아이를 변기에 빠뜨린 채 방치해 익사하게 했다. 그는 살해 후 시신을 장애인용 화장실로 옮겨 유기한 뒤, 곧바로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갔다.
이후 상가 청소 관계자가 아이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는 범행 5일 만에 검거됐다. 특히 A 씨는 남자친구가 자택 근처에서 신생아 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전했을 때도 모른 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결과, A 씨는 과거에도 이혼 후 출산한 아이를 시설에 맡긴 전력이 있었다. 사건 당시 A 씨는 남자친구와 교제하면서 다른 남성과도 관계를 맺어 아이의 친부를 특정할 수 없었고, 가족들의 비난이 두려워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았고 홀로 아이를 키울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아이는 출산 후 적절한 조치를 받았다면 충분히 존귀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으나, A 씨의 인륜을 저버린 살인 행위로 이름도 갖지 못하고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항소심에서 A 씨 측은 "수사단계에서부터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경계성 지능 장애가 범행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A 씨에 대한 항소심 최종 선고는 내달 2월 11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