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으면서도 몰랐다…먹을 때마다 일본으로 돈 새나가는 '국민 식재료'

2025-01-15 16:32

외국에 수십억 로열티 지급하는 식재료들
한식에 자주 쓰이는 흰색 팽이버섯, 청양고추 등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흰색 팽이버섯이 매년 일본에 10억 원 이상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국내 팽이버섯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흰색 팽이버섯 중 75%가 일본 품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팽이버섯 요리 먹방 중인 일본 유튜버 / 유튜브 'HACHISUTA_Recipe'
팽이버섯 요리 먹방 중인 일본 유튜버 / 유튜브 'HACHISUTA_Recipe'

지난 2022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이 사실이 공개되자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깜짝 놀랐다. 팽이버섯까지 로열티를 내는지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버섯류의 로열티 지급은 심각한 수준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버섯의 로열티 지급 추정액은 20억 원에 달한다. 종자 로열티는 육성자(기업)과 사용자 간 계약사항으로 외부로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액수를 알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버섯뿐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매운 고추로 알려진 청양고추마저 독일계 기업 바이엘에 로열티를 내고 있다.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토종 종자 회사들이 외국 기업에 매각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일본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표적 식재료인 흰색 팽이버섯 / tvN '프리한 19'
일본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표적 식재료인 흰색 팽이버섯 / tvN '프리한 19'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10년간 국내 품종의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에서 2023년 사이 버섯의 국산화율은 46%에서 62.9%로 증가했다. 새로운 국산 버섯 품종 개발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갈색 팽이버섯'은 일반 흰색 팽이버섯보다 단백질 함량이 많고, 항산화물질 베타글루칸은 1.6배가량 많이 함유하고 있다. 재배 기간도 20일 단축됐으며, 높은 온도에서도 잘 자라 냉방비 절감 효과도 있다.

한국인의 국민 식재료로 꼽히는 팽이버섯은 뛰어난 영양가로도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팽이버섯에는 다른 버섯에는 없는 알파-리놀렌산이 100g당 약 0.7g 함유되어 있다. 이는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한식 요리에 널리 쓰이는 식재료인 흰색 팽이버섯 / tvN '프리한 19'
한식 요리에 널리 쓰이는 식재료인 흰색 팽이버섯 / tvN '프리한 19'

또 팽이버섯에는 뇌세포 대사 기능을 촉진하고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는 가바(GABA) 성분이 1mL당 약 1050㎍ 포함되어 있다. 특히 갈색 팽이버섯은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는 베타글루칸이 흰색보다 두 배 많고,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도 1.31.8배 더 많이 함유하고 있어 건강 측면에서도 더 이롭다.

정부는 국산 품종 보급 확대를 위해 대형유통, 외식업체들과 협력해 수요처를 늘리고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마케팅에 나서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유튜브, tvN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