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고 있는 가운데, 충남 아산시가 홀로 꿋꿋이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전국적인 출생아 감소 추세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출생아 증가율과 인구 성장을 기록하며, 지방 소멸 위기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아산시 인구는 35만 5014명을 기록,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54위를 차지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 전국 출생아 수가 4만 382명(-7.8%) 감소한 것과 대조적으로, 아산시는 오히려 479명(12.9%)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이는 전국 기초단체 중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주민등록 인구 역시 2만 475명(6.12%) 증가하며, 조만간 인구 40만 명(외국인 포함)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산의 이러한 눈부신 성장은 대기업 중심의 탄탄한 산업 기반과 양질의 일자리, 그리고 획기적인 정주 여건 개선이 빚어낸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아산에 터를 잡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 코닝사의 2조 원 투자 유치를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독일, 룩셈부르크 등 세계 각국의 기업들을 유치하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아산시는 10인 이상 제조업체 수 1250개(전국 15위), 종업원 수 8만 3901명(전국 5위)을 기록했으며, 지역내총생산(GRDP)은 31조 5000억 원으로 전국 1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경제적 성장은 곧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젊은 세대의 유입을 가속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산시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정주 여건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규모 주택 단지 조성, 사통팔달의 교통망 구축, 명품 교육 및 문화 기반 시설 확충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젊은 세대가 정착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아산시의 인구 구조는 타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질적인 측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23년 아산시의 총 전입 인구는 5만 5527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16.1%에 달한다. 이는 인근 천안시(13.2%)는 물론, 전국 인구 증가율 1위인 경기도 화성시(15.1%)마저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아동기(18세 이하)와 중년기(49세 이하)의 전입 비율이 높은 것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중년 가장이 자녀와 함께 이주하는 가족 단위의 전입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아산시의 가족 단위(아동 및 중년층 인구) 전입 비율은 44.5%로, 화성시(43.3%), 안산시(33.9%), 천안시(36.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시의 평균 연령은 41.8세로 전국 기초단체 중 10위에 해당하며, 2024년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6.25명으로 전국 기초지자체 중 15위, 충남 1위를 기록했다. 아동기 인구 비율 역시 19%에 달해 전국 평균(14.6%)과 서울(14.6%), 경기도(16%)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산시가 명실상부한 ‘젊은 도시’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다.
이러한 괄목할 만한 성과는 결혼 적령기 청년과 출산을 앞둔 가정을 위한 아산시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정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산시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 지원, 출생 축하금 확대, 산후 관리비 100만 원 지원, 아빠 육아 휴직 장려금, 신혼부부 주택 이자 지원, 임신부 100원 행복 택시, 예비 엄마 및 난임 부부 진단 검사비 지원, 권역별 키즈맘센터 설치, 어린이집 로컬 푸드 급식 지원 등 파격적인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한 돌봄 정책, ‘아기 사랑 공모전’ 및 시정 신문에 신생아를 소개하는 ‘아산둥이’ 연속 게재, 2024년 시민 체감형 인구 정책 개발을 위한 설문 조사, 저출생 극복 인식 개선 교육 등 맞춤형 인구 정책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셋째 아이 이상 출생 축하금을 1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다자녀 가정의 공공 시설 이용료 감면을 포함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아산시의회의 적극적인 협력 또한 돋보인다.
조일교 아산시장 권한대행은 “저출생 극복과 인구 증가를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매우 자랑스럽다”며 “2025년에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구 정책을 발굴하여 전국을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