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 엔비디아 등 세계 시가총액 상위권을 휩쓰는 거물들이 잇따라 천안에 둥지를 틀면서, 이곳이 단순한 지방 도시를 넘어 미래 기술의 시험 무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의 이러한 변신은 지난해 6월 정부의 ‘거점형 스마트 도시 조성 사업’ 선정에서 비롯됐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3D 솔루션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다양한 혁신 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천안시는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의 3D 솔루션 선도 기업인 다쏘시스템과의 협약을 시작으로, 12월에는 아마존과 손잡고 스마트 도시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및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 올해 1월에는 구글 클라우드와 만나 교육 및 인력 양성, 스타트업 육성, 해외 진출 지원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천안시는 ‘거점형 스마트 도시 조성’과 ‘기업·기관의 기술력을 활용한 지역 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이 스마트 도시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의 IT 기술을 행정 서비스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컨설팅, 기술 자문 및 검증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각 기업의 주력 분야를 살펴보면, 다쏘시스템은 3D 솔루션, 구글 클라우드는 AI, 아마존은 클라우드,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각각 특화된 인재 양성 교육과 지역 기반 실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다쏘시스템은 3D 시뮬레이션 분야 교육뿐 아니라 설계, 모델링, 시뮬레이션 등의 첨단 기술을 천안시의 스마트 도시 조성 사업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 건축 허가 등 행정 및 정책 분야에 도입하여 미래 도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아마존은 지역 스타트업의 기술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부터 클라우드 보안 관련 실증 사업 및 교육 등을 추진한다. 2026년까지 ‘아마존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하여 지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창업 및 스타트업 시스템 구축, 기술 개발 지원, AI·빅데이터·클라우드·양자컴퓨팅 등 아마존의 핵심 기술 체험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시민들이 스마트 도시를 체감할 수 있도록 AI 기술 검증(PoC) 및 AI 기반 로보틱스 등 행정 서비스 및 정책 사업에 접목 가능한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엔비디아 역시 지난 13일 천안시와 스마트 도시 사업 추진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천안시는 이러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더불어 국내 기업,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지역 경쟁력 향상과 스마트 시티 확산을 이끌 ‘거점형 스마트 도시’ 조성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천안역세권 혁신 지구를 중심으로 스마트 그린 산업 단지, 캠퍼스 혁신 파크와 연계하여 2026년까지 국비 160억 원, 지방비 160억 원, 민간 투자 60억 원 등 총 380억 원 규모의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에는 SK플래닛, 천안과학산업진흥원 등 11개 기관이 참여한 컨소시엄과 시행 협약을 체결했으며, 서울디지털재단과도 지속 가능한 스마트 도시 조성 및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 엔비디아 외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기업들의 실증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시는 이를 뒷받침하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마트 교차로 등 실생활에 활용될 스마트 기술 제공에 그치지 않고 시 행정 및 정책 전반에 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하여 지역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지역 산업 육성 및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