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14일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첫 번째 변론을 진행했지만, 양측 당사자와 대리인의 출석 여부만 확인한 후 2시 4분에 재판을 마쳤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오늘은 피청구인이 출석하지 않았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52조 제1항에 따라 변론을 진행하지 않겠다"며 "다음 변론 기일에 당사자들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변론 절차는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판정에는 국회 측 소추위원단과 대리인단,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출석했다. 윤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 집행 시도로 인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헌재법 제52조는 당사자가 변론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다시 기일을 정하지만, 그 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불출석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2차 변론은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문 대행은 전날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한 정계선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그는 "정 재판관을 제외한 일곱 분의 일치된 의견"이라며 기각 결정을 설명했다. 기각 결정문은 이날 오전 송달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한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받아들이지 않은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설명하지 않았다.
문 대행은 5차 변론기일까지 일괄 지정한 것에 대해선 "헌재법 제30조 제2항과 헌재 심판규칙 제21조 제1항에 따른 것이며, 형사소송규칙은 적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은 헌재이지 형사 법정이 아니다"라며 형사소송규칙을 준용하지 않은 이유를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 측은 변론 종료 후 헌재의 결정을 "월권"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전날 윤 대통령 측은 재판 기일을 일괄 지정하려면 대리인(변호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한 형사소송법·형사소송규칙을 근거로 헌재의 기일 일괄 지정이 법령을 어겼다고 이의신청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