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주 먹는 건데...씨앗 1g이 '금값'보다 비싸다는 '국민 식재료'

2025-01-14 15:01

수입 의존도 높아 같은 중량(g)의 금보다 비싼 종자로 알려져

피망의 개량종이 파프리카라고 한다. 1990년대 중반 한국에 도입된 후 그 화려한 색상, 아삭한 식감, 풍부한 비타민C 함량 덕분에 빠르게 인기를 끌며 우리의 식탁에서 중요한 채소로 자리 잡았다. 파프리카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필수적인 '국민 식재료'다. 또 국내 생산 물량의 절반을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 품목이기도 하다.

파프리카 씨앗. 자료 사진 / schankz-Shutterstock.com
파프리카 씨앗. 자료 사진 / schankz-Shutterstock.com

그러나 대부분의 파프리카 종자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농가들은 외국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파프리카 종자는 수입 의존도가 높아 같은 중량(g)의 금보다 비싼 종자로 알려져 있다. 1g당 파프리카 종자 가격이 금값보다 약 39.6% 더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농가는 연간 약 130억 원을 종자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4월 전민일보에 따르면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고자,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과채류연구소(파프리카시험장)는 2010년 설립 이후 10년 넘게 국산 품종 육성 연구에 전념했다.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름철 고온과 장마철의 일조량 부족에도 착과가 잘 되는 품종을 개발했으며, 이와 함께 국산 품종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맞춤형 재배 기술도 개발했다.

그 결과, 2022년 첫 시범 사업으로 1ha 미만의 규모에서 재배를 시작했고, 수입 품종보다 21% 더 많은 수확량을 보이며 과실 모양과 경도가 우수한 품질 특성이 입증되었다. 매년 전국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품종 평가회를 열어 홍보하고, 생육 단계별로 세심한 기술 지원을 통해 ‘레아 레드’(2024년 품종보호권 획득)와 ‘미네르바 레드’(2022년 품종보호권 획득) 품종을 전북 남원의 여름 재배 주산지에 4ha 면적으로 보급했다. 이는 남원의 재배 면적의 16%, 재배 농가수의 48%에 달하는 성과이다.

정부도 종자 산업 육성을 위해 뛰어들었다. 앞서 2023년 정부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향후 5년간 종자 수출 산업에 2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국내 종자 산업 규모를 1조 2,000억 원으로, 종자 수출액을 1억 2,000만 달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10대 종자와 국내 수요에 맞춘 우량 종자 개발에 중점을 두고, 경쟁력 있는 핵심 종자 개발을 추진한다. 세계 종자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옥수수, 콩, 밀, 감자, 벼 등 주요 식량 작물뿐만 아니라, 스마트팜과 수직 농장 등 미래 농업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적합한 종자 개발도 강화할 예정이다. 상추 같은 엽채류와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등 과채류가 포함된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024년 6월 12일 강원도 철원 파프리카 농가를 방문하여 생육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뉴스1(농협 제공)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024년 6월 12일 강원도 철원 파프리카 농가를 방문하여 생육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뉴스1(농협 제공)

<색깔마다 다른 ‘파프리카’의 탁월한 효능>

파프리카는 각 색깔에 따라 다양한 건강 효능을 지니고 있어, 균형 잡힌 섭취가 중요하다. 각 색상별 파프리카의 특징과 그로 인한 건강 효과를 자세히 알아보자.

1. 빨간 파프리카 – 강력한 항산화제

빨간 파프리카에는 100g당 약 162mg의 비타민 C와 함께 리코펜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특히 리코펜은 심장병과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강력한 항산화제이다. 베타카로틴은 면역력을 강화하고 피부 건강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빨간 파프리카를 생즙으로 섭취하면 항산화 성분의 흡수율이 높아진다.

2. 주황 파프리카 – 피부 미백과 눈 건강

주황 파프리카는 비타민 A를 100g당 약 3,131 IU 제공하며, 이는 눈 건강을 보호하고 야맹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비타민 C는 100g당 약 120mg 포함되어 있어 피부 미백 효과가 뛰어나다. 주황 파프리카를 강판에 갈아 생 콩가루나 율무가루와 혼합하여 천연 팩으로 사용하면 피부 미백에 더욱 효과적이다.

3. 노란 파프리카 – 혈압과 심혈관 질환 예방

노란 파프리카는 칼륨이 100g당 약 211mg 포함되어 있어, 혈압을 조절하고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로 인해 고혈압, 뇌경색, 심근 경색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 유익하다. 노란 파프리카는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생으로 섭취하면 천연의 맛과 함께 건강에도 좋다.

유튜브, KBS News

4. 초록 파프리카 – 착각하기 쉬운 피망과의 차이

초록 파프리카는 100g당 약 96mg의 비타민 C를 포함하고 있어 면역력 강화와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피망과 혼동하기 쉽지만, 초록 파프리카는 과육이 두껍고 아삭하며 단맛이 난다. 초록 파프리카를 생으로 섭취하면 비타민 C와 수분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국민 식재료' 파프리카는 각 색상에 따라 다양한 영양소를 제공하므로, 여러 색상의 파프리카를 고루 섭취하면 건강에 더욱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