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었다가 놨다가...지금 제철인데 가격 급등해 '그림의 떡' 됐다는 국민 과일

2025-01-12 17:52

자영업자들 마진 포기하고 소량만 팔거나 아예 판매 중단키도

딸기 가격이 심상치 않다. 이제 ‘금’이 붙지 않는 과일이 없다더니, 딸기까지 ‘금딸기’로 등극했다. 서민들에게는 제철 과일도 이제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된 셈이다.

충남 논산 한 들녘에서 농부들이 겨울철 하우스에 옮겨 심을 딸기모종을 가꾸고 있다 / 뉴스1
충남 논산 한 들녘에서 농부들이 겨울철 하우스에 옮겨 심을 딸기모종을 가꾸고 있다 / 뉴스1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0일 딸기의 소매 가격은 100g당 2323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2108원) 기준 10%가량 올랐다. 평년에 견줘 약 14% 높은 금액이다. 이마저도 내린 가격이다. 지난달 31일 딸기 100g당 가격은 2798원으로 평년 대비 32.17%까지 올랐었다.

딸기 가격 폭등 여파로 딸기를 활용한 제품들의 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딸기주스, 딸기케이크 등 딸기 메뉴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딸기 메뉴가 인기를 끌어도, 판매를 중단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딸기 값이 오르면서 제품을 팔아도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경제보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여성 김 모 씨는 지난해 말 딸기와 바나나가 들어간 생과일 주스를 신메뉴로 출시했지만 보름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음료의 가격은 6000원인데, 레귤러 사이즈 한 잔에 들어가는 딸기는 8알이었다. 김 씨는 “아무래도 비싸서 다들 구매를 꺼려 한 것 같다”며 “제철인데 안 나간다. 딸기주스는 이제 안 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현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장은 물가 상승 원인에 대해 “지난해 12월까지는 날씨가 예년보다 따뜻했는데 이 영향이 가장 크다”라며 “현재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유튜브, 연합뉴스TV

딸기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이상 기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여름에는 집중호우로 많은 딸기 묘목이 침수되었고, 이후 극단적인 폭염이 지속되어 딸기 생육이 부진해졌다. 또한, 11월에는 예년보다 이른 폭설이 내리며 겨울철 딸기 가격을 더 자극했다. 이러한 현상은 전형적인 ‘기후플레이션’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기후플레이션’은 극단적인 날씨로 농작물 생산이 급감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2024년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온이 1도 상승할 경우 농작물 가격은 0.4~0.5% 포인트 상승하고,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는 0.07% 포인트 증가한다고 밝혔다.

최근 더스쿠프 보도에 따르면 50대 주부 황 모 씨는 “마트에 가면 딸기를 들었다 놨다 고민하기 바쁘다”면서 “정치도 시끄럽고 경제도 안정적이지 못하니 요새 속이 상할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금값이 된 딸기 자료사진 / 뉴스1
금값이 된 딸기 자료사진 / 뉴스1

겨울에 맛있는 딸기, 제철이 바뀐 이유는?

하우스 농업과 품종 개량의 발전 딸기 제철이 겨울로 앞당겨진 가장 큰 이유는 하우스 농업의 발달과 품종 개량이다. 과거 딸기는 6월에 노지에서 수확되었고, 봄부터 초여름까지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주요 산지에서 출하 시기를 앞당기면서 11월부터 딸기 수확이 시작된다. 이러한 변화로 딸기의 제철은 겨울로 앞당겨졌다.

설향 품종의 등장 딸기의 품종 개발도 제철 변화를 이끌었다. 2005년에 개발된 설향은 소비자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품종으로, 이전 일본 품종은 2월 초에 수확이 가능했지만 설향은 빠르면 11월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딸기는 더욱 일찍, 겨울에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추운 날씨에서 더 달콤한 딸기 딸기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과육이 단단해지고 당도가 높아진다. 대부분의 딸기는 시설 하우스에서 재배되며, 제철인 겨울에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겨울철에 수확되는 딸기는 그 달콤함과 함께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비타민 C가 풍부한 겨울 간식 딸기 100g에는 약 60mg 내외의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어, 하루 5~6개의 딸기만 먹어도 하루 필요 비타민 섭취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겨울철에 면역 질환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딸기를 매일 섭취하면 면역력 향상은 물론 스트레스와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풍부한 영양소와 항산화 효과 딸기에는 비타민 A, 식이섬유, 칼슘,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또한 딸기와 같은 붉은색 과일과 채소에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안토시아닌은 노화를 예방하고, 눈 건강을 지키며, 빈혈에 시달리는 성장기 아이들과 임산부에게도 유익한 성분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