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집 가는 길까지" 봉준호·이동진이 입을 모아 극찬한 미국 독립영화계 거장의 신작

2025-01-10 10:50

평론가들의 극찬받으며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89% 기록

영화 '퍼스트 카우'로 2021년 평단을 휩쓴 미국 독립영화계 거장 켈리 라이카트의 신작 '쇼잉 업'이 지난 8일 개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쇼잉 업' 공식 포스터 / A24 제공
영화 '쇼잉 업' 공식 포스터 / A24 제공

영화 '쇼잉 업'은 지난 8일 국내 개봉했다. 감독의 오랜 페르소나인 할리우드 배우 미셸 윌리엄스가 합류해 더욱 화제를 모은 영화다.

켈리 라이카트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출생으로,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이미 유명한 거물이다. 그는 1994년 영화 '유리의 강물'로 데뷔해 1999년 '송가', 2001년 '그리고 1년', 2004년 '트래비스' 등을 만들었다. 미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받은 2006년 개봉작 '오래된 기쁨'의 감독, 각본, 편집을 맡기도 했다.

'쇼잉 업'은 신작 전시를 앞두고 가족, 경쟁자 등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작업을 방해받으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나가는 조각가 리지의 일상을 그린 영화다. 보통 사람들이 겪는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주인공의 일상을 침범하는 사소한 변수들이 예상치 못한 삶의 깨달음을 선사하고 이로 인해 주인공이 더 나은 삶의 단계로 도약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흔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작 전시라는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리지는 동료 작가이자 집주인인 조가 집의 보일러를 고쳐주지 않아 일상이 불편해지고 아버지가 노년에 접어들어 일탈을 벌이는 탓에 심정이 복잡한 와중에 정신질환을 앓는 동생을 돌봐야 한다. 이미 다양한 사건들이 리지의 작업을 방해하는 가운데 아픈 비둘기를 돌보는 일을 떠맡게 되는가 하면 애써 만든 작업물이 불에 타버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진다.

영화 '쇼잉 업' 스틸컷 속 배우 미셸 윌리엄스 / A24 제공
영화 '쇼잉 업' 스틸컷 속 배우 미셸 윌리엄스 / A24 제공

영화는 이런 크고 작은 일들의 우선순위를 따지며 하찮게 치부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면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완성하기 위해 애쓰는 리지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예술가의 삶을 조명한 '쇼잉 업'은 이미 해외에서 많은 평론가들에게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힐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미국 영화·드라마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89%다.

데뷔한 지 30년이 넘은 감독의 작품은 2021년 개봉한 '퍼스트 카우'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당시 봉준호 감독과 이동진 평론가 등의 극찬으로 1만 5000여 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다만 영화 속 이야기 전개 속도가 너무 느리고 정적이라는 이유로 어려워하는 관객들이 많았다.

'쇼잉 업'도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현재 국내 관람객들의 평가는 호의적인 편이다. 실제 네티즌들은 네이버 영화 관람평에서 "마지막 날아오름으로 느끼는 카타르시스", "작품을 선보이려면 무수하고 사소한 소동이 필요하다", "사는 것이 곧 노동이고 예술이었구나", "여운 남고 나쁘지 않다", "잔잔해도 울림은 있다", "영화의 여운이 집 가는 길까지 함께", "느리게 전개되는 작품 준비 과정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데 영화가 끝나면 여운이 오래 남는 묘한 작품", "인생이란 삶을 짓누르는 압박감을 극복해 가는 기나긴 과정", "공들여 만든 조각도 가마에서 꺼내기 전까지는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법", "예술인의 삶을 현실적으로 잘 표현했다", "이번에도 섬세하고 묵직하게 다가오는 켈리 라이카트, 미셸 윌리엄스의 연기 정말 좋다", "예술가뿐만 아니라 예민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작품", "삶은 예측 불허라도 목표를 향해 계속 가야 하는 법" 등 호평을 남겼다.

10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쇼잉 업'은 지난 9일 기준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부문에서 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예매율 6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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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