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김상욱에게 “국민의힘에서 나가라, 내 말이 농담 같나”

2025-01-09 09:10

김웅 “권성동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김상욱(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2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호소 1인 시위 중 같은 당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김상욱(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2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호소 1인 시위 중 같은 당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하 쌍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같은 당 김상욱 의원에게 당을 나가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8일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에게 당론과 함께할 수 없다면 탈당을 진지하게 고려해보라고 권유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쌍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재표결 과정에서 내란 특검법에 6표, 김 여사 특검법에 4표의 이탈표가 나왔다. 김 의원은 두 법안 모두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권 원내대표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았단 사실을 밝혔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뉴스레터K’와의 인터뷰에서 “권 원내대표가 의원들과 기자들 앞에서 ‘당론을 따르지 않을 거면 탈당하라’고 말했다”며 “내가 대답하지 않자 ‘내 말이 농담 같냐’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직간접적인 압박이 지속돼왔다”며 “보수 가치 수호를 위해 쌍특검법에 찬성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헌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한 윤석열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이야말로 해당 행위의 주체이며, 그들이 탈당과 제명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김상욱(오른쪽 두번째 단상)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쌍특검법(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8개 법안 재의의 건이 부결되면서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에 항의하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의 김상욱(오른쪽 두번째 단상)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쌍특검법(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8개 법안 재의의 건이 부결되면서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에 항의하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강조하며 “보수주의란 안정적 성장, 공정성, 합리성, 개방성, 자유, 그리고 헌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쌍특검법에 찬성했다”며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사죄하고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나는 우리 당의 가치를 가장 충실히 따르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 수가 적다고 해서 해당 행위자로 몰아가는 것은 마녀사냥, 매카시즘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언급하며 당 내부 단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당론을 정하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데, 우리 당에선 이탈표가 자주 나온다”며 “동지로서 의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론과 다른 투표를 한 의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윤리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위헌적인 법률임에도 당론을 따르지 않은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비판햇다.

이와 관련해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권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권 원내대표가 초선 의원에게 ‘내 말이 농담 같냐’는 식으로 말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그런 발언은 본인만 부끄럽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원내대표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겁을 주는 방식 대신 경험과 설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달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도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당시 그는 “보수의 가치를 훼손한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큰 해당 행위자”라고 주장하며 당내 비판에 맞섰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