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오히려 코인 시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2025-01-08 21:15

최근 급등세 후 하락세로 전환한 가상화폐 시장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등 주요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가 최근 급등세 이후 하락세로 전환하며 두 가지 주요 리스크가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ryptostock-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ryptostock-shutterstock.com

이는 미국 채권 금리의 급등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정책 변화로 요약된다고 8일(현지 시각) 가상화폐 전문 매체 뱅크리스타임즈가 분석했다.

첫 번째로 지적된 리스크는 미국 채권 금리 상승이다. 30년, 10년,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각각 4.91%, 4.68%, 4.46%로 상승하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1%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추가 인하를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감면, 관세 도입, 대규모 추방 정책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오히려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채권 금리의 상승은 안전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진해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 자산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국채로 자금을 옮기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출되는 자금이 늘어날 가능성을 의미한다.

실제로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2년 초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약세장을 맞이했다.

두 번째 리스크는 SEC의 정책 변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을 표방하며 폴 앳킨스(Paul Atkins)를 차기 SEC 의장으로,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를 암호화폐 및 AI 위원회 수장으로 지명했다. 이러한 인사는 시장 기대감을 높이며 규제 완화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친 규제 완화가 가상자산 시장의 거품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리플 소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론이 나거나 현물 ETF 승인이 지연될 경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증권 규제와 관련된 논란은 과거에도 암호화폐 시장의 큰 변수로 작용했다. 2023년 SEC가 비트코인 ETF 승인 여부를 두고 지연 결정을 내렸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적으로 하락했다.

뱅크리스타임즈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통령이 누구든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SEC 의장이 반(反)암호화폐 기조를 유지했던 시기에도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는 특정 규제 정책이나 단기적 시장 변동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유지됐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인플레이션 및 고용 지표가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지표는 채권 금리와 증권 규제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