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방공장 준공식 참석…“온 나라의 경사”

2025-01-08 17:42

국방·경제 두 마리 토끼 잡겠다는 의지로 보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경제 행보로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지방 발전 정책의 성과 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북한 제4차 조선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가 지난 14-15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차 행사에서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무력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를 주제로 연설했다고 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제4차 조선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가 지난 14-15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차 행사에서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무력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를 주제로 연설했다고 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고질적인 경제난으로 누적된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도 경제 부문의 핵심 과제인 지방 개발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건설된 재령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성천군과 재령군을 비롯한 20개 시, 군에서 연이은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을 가지게 되는 것은 새해의 보람찬 여정을 시작하는 인민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안겨주는 온 나라의 경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 군의 당 및 정권 기관들에서 원료 문제와 기능공 양성을 비롯해 지방공업공장들의 생산 정상화에 필요한 조건보장에 언제나 깊은 관심을 돌리고 무조건적으로 실행"하라며 "지방발전정책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물질적 복리 증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의 성과에 토대해 올해에는 더 높은 기준을 목표로 하고 경제적 실리성과 효과성·전망성을 최대한 보장해 지방건설에서 또 한단계 도약하는 해가 되게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지난해 1월 처음 제시된 것으로, 인민 생활의 실질적 향상과 '인민대중제일주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농촌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도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지방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 정책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도농격차를 해소함으로써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체제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말에도 노동당 전원회의 직후 곧바로 지방으로 내려가 경제 관련 현장 활동을 이어가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전원회의의 결속대로 올해 지방중흥정책의 성과도출을 위해 현지지도에 직접 나서는 모양새"라며 "김정은은 연말연시 동서해안을 누비며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이어 재령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올해 국방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되고 있다.

양 교수는 "군사력 강화를 통해 외부 위협으로부터 체제를 보위하고 지방 민생경제 활성화를 통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올해 말 최대 성과도출을 통해 내년초 제9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체제 공고화 및 국가주석, 실제 수령의 반열에 등극하려는 목적성이 내포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8일은 김 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졌지만, 관련 언급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시도에도 생일을 기념하지 않는 원인으로 북송 재일교포 출신인 김 위원장 생모 고용희를 지목하기도 한다.

고용희는 김정일의 셋째 부인으로 정실이 아니었던 데다 북송 재일교포 무용수 출신이다. 북한 정권 세습의 명분인 이른바 '백두혈통'이 김일성의 항일투쟁 영웅 서사가 뿌리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적통이 아니라는 근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김 위원장 개인사적으로 보면, 김정일의 첩이라는 고용희의 좁은 입지 탓에 어린 시절을 은둔하며 지냈다는 트라우마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