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염색체가 없는 남성은 암과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6일(현지시각)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오브 제네틱스'를 통해 Y염색체 손실이 남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Y염색체는 남성의 23번째 염색체로,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나이 든 남성의 세포는 Y염색체를 잃기 시작한다. 이를 'Y염색체 모자이크 손실'이라고 부른다.
영국에서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40~70세 남성의 약 20%가 Y염색체를 잃고 있으며, 65세 이상의 남성 중 약 40%가 Y염색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Y 염색체 손실 및 남성 건강과 관련해 지난 10년 동안 출간된 160편의 논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 Y염색체 손실은 남성의 질병 발병 및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22만명의 남성을 분석한 결과, Y염색체 소실 백혈구 비율이 40%가 넘는 남성은 40% 이하인 남성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1% 더 높았다.
Y염색체가 소실된 백혈구는 심장 섬유화를 촉진한다. 백혈구는 골수에서 만들어져 심장근육에 도달해 대식세포로 분화한다.
그러나 Y염색체가 소실된 대식세포는 심장수축에 자극받아 섬유화세포를 활성화하는 성장인자를 분비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심장이 점차 굳어진다.
이 외에도 Y염색체가 없는 남성은 알츠하이머를 앓을 확률이 3배 높고, 노인성 치매로 발전할 확률도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Y염색체 손실에 영향을 끼치는 두 가지 요인을 분석했다.
첫 번째 요인은 노화로 조사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 분열 횟수가 늘어나고, Y염색체가 없는 돌연변이가 생길 확률도 증가한다.
두 번째 요인은 흡연으로 조사됐다. 흡연은 Y염색체 소실 비율을 3배 높인다. 담배에 들어있는 비소와 글리포세이트 같은 화학물질이 DNA 메틸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DNA 메틸화는 생물학적 연령을 측정하는 지표다.
연구의 저자 엘렌 마클용 박사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Y염색체 소실은 건강한 노령견에게서 발견되지 않았지만, 악성 종양이 있는 노령견에서는 신체 여러 곳에서 검출됐다”며 “Y염색체 손실은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것과도 연관이 있는데 실제 Y염색체가 소실된 남성은 여성보다 기대 수명이 5.5년이 짧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