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최강자 '오징어게임2'를 제치고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한 드라마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 정체는 바로 제작비 500억이 투입된 대작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이다. 4일 첫 방송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공개 3일 만인 지난 7일, 1위 왕좌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공개 직후 쭉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오징어게임2'는 '나는 SOLO'에 하루 동안 1위 자리를 내어준 뒤 다시 정상에 복귀했지만, 이틀 만에 '별들에게 물어봐'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국내 최초로 우주를 배경으로 제작된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제작비만 5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톱스타 공효진과 이민호의 캐스팅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7일 글로벌 넷플릭스 순위 4위에 오르며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서숙향 작가가 집필을 맡은 이 작품은 무중력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특별한 로맨스를 그려낸다. 우주정거장의 리더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과학자 이브 역의 공효진과, 700억 원을 내고 우주 관광객이 된 산부인과 의사 공룡 역의 이민호가 주연을 맡아 새로운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와는 차별화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 MZ그룹 총수의 사망한 아들이 남긴 정자로 인공수정을 시도하려는 비밀스러운 임무, 유산과 난임 판정을 받은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우주에서 진행되는 난임 치료 연구 등 쉽지 않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치매 등 현대 의학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의 해답을 우주에서 찾으려는 도전적인 시도도 담았다.
하지만 TV 시청률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tvN의 황금 시간대인 토일드라마로 편성됐음에도 1, 2회 시청률이 각각 3.3%와 3.9%에 그쳤다. 이는 동시간대 경쟁작인 JTBC '옥씨부인전'(11%대)과 MBC '지금 거신 전화는'(8%대)은 물론, 같은 시기 첫 방송을 시작한 SBS '나의 완벽한 비서'보다도 저조한 성적이다.
더욱이 최근 방영된 tvN 토일드라마들의 시청률 추이와 비교해도 아쉬운 출발이다. 주지훈, 정유미 주연의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1회 3.5%에서 2회 6.5%로, 김태리의 '정년이'는 1회 4.8%에서 2회 8.2%로, 정해인의 '엄마친구아들'은 1회 4.9%에서 2회 6.0%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별들에게 물어봐'는 2회 시청률이 0.6%P 상승하는데 그쳤다.
박신우 PD는 이런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 듯하다.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러브라인이 굉장히 특이하다"며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호흡으로 바라보시면 조금 힘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무중력 공간에 들어선 사람들이 ‘내 기분, 내 몸, 내 마음이 이상한 건가’ 하는 상황에서 ‘이게 맞나? 맞는 생각을 하고 있나?’ 헷갈려하면서 감정을 교감하는 이야기"라며 "로맨스 그 이상의 관계를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방송된 2회에서는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공룡과 이브가 우주 최초로 쥐 외과 수술 집도에 성공하는 극적인 장면이 그려졌다. 무중력 상태에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실험용 쥐를 살리기 위해 두 사람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또 이 과정에서 두 주인공의 관계도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평소 공룡을 냉담하게 대하던 이브는 "우주에 당신이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이에 공룡은 설레는 감정을 느끼며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무중력 상태에서 짝짓기를 시도하는 초파리를 관찰하는 장면에서 이브의 숨겨진 면모를 발견한 공룡이 색다른 감정을 느끼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편 2회에서는 공룡의 비밀 미션도 본격적으로 공개됐다. MZ그룹 며느리 나민정의 난자를 이용해 우주에서 인공수정을 시도해야 하는 임무였다. 하지만 우주정거장 과학자 강강수에게 난자를 빼앗기면서 미션 수행에 차질이 생겼다.
현재 드라마는 초반부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서사를 펼치고 있다. 한국 영화계에서는 '승리호'와 '더 문' 등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있었지만, TV 드라마에서 무중력 우주 공간을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부작 전체에 걸쳐 광활한 우주를 어떻게 구현해낼지, 공룡의 비밀스러운 인공수정 임무가 성공할지, 이브와 공룡의 특별한 로맨스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 플랫폼에서의 동시 공개로 인해 TV 시청률만으로 드라마의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글로벌 넷플릭스 순위권 진입은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시청률 반등이 가능할지, 그리고 국내외 OTT 플랫폼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