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결정된 암호화폐(코인)인데 주말 한때 230% 급등... 타 거래소선 입금 이벤트 실시

2025-01-06 22:38

급등락으로 인한 시장 혼란 및 상장·상폐 기준 논란 야기

국내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거래소 업비트에서 상장폐지가 예고된 비트코인골드(BTG)가 주말 동안 급등한 후 다시 급락하며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다른 국내 거래소에선 비트코인골드 관련 입금 이벤트를 진행해 상장 및 상폐 기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irachard Kumtanom-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irachard Kumtanom-shutterstock.com

6일 오후 10시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골드는 전일 대비 14.94% 하락한 2만 8000원에 거래됐다. 주말 동안 230% 가까이 상승했던 가격이 급격히 조정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4일 오전 8시 기준 1만 3050원 수준이던 비트코인골드가 다음 날 4만 2750원까지 치솟았고, 곧바로 다시 급락했다.

비트코인골드의 이 같은 가격 변동은 이른바 ‘상폐 빔’ 현상으로 분석된다. 상장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가격 변동성이 커지며 오히려 단기적인 투기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러한 급등락은 시장의 비합리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거래소 간 비트코인골드의 시세 차이도 눈에 띈다. 빗썸에서는 비트코인골드가 6일 오후 10시 기준 2만 3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업비트와 빗썸 간 송금에 장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국내 거래소 간의 가격 차이가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비트코인 골드 거래지원 종료 안내문 / 업비트 홈페이지
비트코인 골드 거래지원 종료 안내문 / 업비트 홈페이지

비트코인골드의 업비트 상폐는 이미 지난달 24일에 예고됐다. 업비트는 이날 거래 지원 종료를 공지하며 거래 종료일이 오는 23일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폐 공지 이후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업비트의 상폐 발표와 동시에 시작된 코인원의 이벤트 때문으로 추정된다.

코인원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비트코인골드 입금 이벤트’를 진행했다. 비트코인골드를 4개 이상 입금하면 최대 111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BTC)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비트코인골드 입금 이벤트 '골드 갖고 뛰어!' 이미지 / 코인원 홈페이지
비트코인골드 입금 이벤트 '골드 갖고 뛰어!' 이미지 / 코인원 홈페이지

이로 인해 비트코인골드가 상폐되더라도 다른 거래소에서는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러한 기대감은 단기적인 매수세를 자극했고, 결과적으로 비트코인골드 가격의 급등을 불러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이벤트와 상폐 기준의 불일치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거래소에서 상폐가 결정된 코인을 다른 거래소에서 이벤트 대상으로 삼는 것은 상폐 기준의 일관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뿐 아니라, 거래소 간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의 상장 가이드라인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닥사는 지난해 7월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안’을 발표했지만, 해당 사례안은 강제력이 없어 거래소마다 상장 및 상폐 기준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상장 및 상폐 기준의 일관성과 강제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