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의 결정에 황당해하는 경찰 “웃음밖에 안 나온다”

2025-01-06 14:48

윤 대통령 출국금지 지휘하더니... 체포영장 집행 경찰에 일임?
국힘이 추천하고 윤 대통령이 임명한 오 처장, 수사 의지 있나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일인 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오동운 공수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일인 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오동운 공수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일임한 것을 두고 경찰 내부와 법조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공수처 수사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공수처는 6일 오전 사전 협의 없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체포영장 집행 업무를 맡긴다는 공문을 보냈다. 정치권에선 공수처가 영장을 청구하고도 직접 집행하지 않고 경찰에 이를 떠넘긴 것은 극히 이례적이란 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의 한 총경급 경찰 간부는 뉴스1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마 두고두고 회자될 일”이라며 “공수처를 해체하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동운 공수처장이 판사 출신이라 현장력이 부족한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동운 처장이 판사 출신으로 수사 경험이 부족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오동운 처장은 부장판사를 끝으로 형사사건 등에서 이렇다 할 커리어가 없다.

경찰 내부에선 공수처가 사실상 영장 집행에서 발을 뺀 것과 다름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한 경정급 경찰 간부는 뉴스1에 “영장 집행과 관련해 경찰이 맡으라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지휘는 우리가 할 테니, 집행은 경찰이 하라’는 식의 태도”라고 꼬집었다.

공수처가 경찰에 영장 집행을 맡긴 것은 사실상 불법적인 행위라는 의견이 법조계 일각에선 나온다. 영장은 청구 기관이 직접 집행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경찰에 이를 위탁한 자체가 불법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공수처에는 수사권이 없다"는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주장도 있다.

검찰 지휘를 피하기 위해 공수처와 공조하는 방식을 택한 경찰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부 법조인은 영장 집행을 위임할 법적 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기에 위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공수처의 수사 의지가 의심된다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경찰은 “영장을 받아놓고 집행을 포기한 소극적 수사가 어디 있겠나”라고 말했다.

수사 초기 때만 하더라도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출국금지를 지휘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하며 강경 입장을 취하는 듯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를 지휘했다고 밝히며 수사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수사 결과와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수처의 수사 속도는 검찰과 견줘 눈에 띄게 떨어진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게 두 차례 출석을 요구하며 신속히 움직인 반면 공수처는 세 차례 출석 요구를 하면서도 강제수사를 하지 못하는 등 수사 속도와 강도에 있어 검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오동훈 공수처장이 시간 끌기를 하는 게 아니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찰이 박종준 경호처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려던 것을 공수처가 막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일각에선 현 사태는 오동운 공수처장을 국민의힘이 추천하고 윤 대통령이 임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쓴소리까지 나온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