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석규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애도했다.
5일 '2024 MBC 연기대상'이 방송됐다.
대상은 한석규 품에 안겼다. 그는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장태수 역으로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한석규는 수상의 기쁨을 드러내기보다, 사고 관련자들과 전국민의 아픈 마음을 보듬었다.
와이셔츠, 넥타이까지 같은 색상으로 검은 정장을 입고 시상대에 오른 한석규는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한석규는 “저 포함해서 여기 계신 방청객, 동료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그냥 송구하다. 이런 자리, 이런 행사를 갖는다는 것이 왠지 사과드리고 싶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연기자들이 하는 모든 것들이 관객, 시청자분들을 위한 몸짓인데 너무 큰 슬픈 일이 있어 마음이 아프다”라며 “연기자라는 직업을 어떻게 진실되게, 진솔하게 제 마음을 관객 분들에게 시청자분들에게 전달할까 그 마음 뿐인데 큰 일을 겪은 유가족분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석규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 출연한 이유는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했다며 “제 평생, 제가 하는 일의 큰 주제가 가족이라는 것을 얼마 전부터 되새겼는데 그 가족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싶어서 작품을 했다"라고 전했다. 한석규에겐 아내와 딸 둘, 아들 둘이 있다.
한석규는 "그런데 그런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가족을 잃으신(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송구하고 사과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순간 한석규는 울컥해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한석규는 “큰 슬픔 이겨내시고”, “죄송하다”라는 말을 거듭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7분쯤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을 태운 방콕발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가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179명이 사망했다.
5일 유가족들은 눈물로 마지막 브리핑을 했다. 당국의 현장 수습과 대처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구조대원 등은 유가족들과 손을 잡고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협의회 박한신 대표는 "이분들이 저희를 도와주셨고, 일주일 넘게 집에 가지 않고 사고 수습에 힘써주셔서 빠르게 장례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그동안의 노고에 유가족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례가 끝나고 또다시 무안공항으로 돌아올 유가족을 위해 일정 기간은 무안공항에 설치된 유가족 텐트 등 시설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지쳐있는 모든 유가족에게 힘을 보태준 모든 분에게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