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때문에 병원 갔더니 뇌 속에 살아 있는 기생충 (한국)

2025-01-05 14:58

오염된 연못물과 익히지 않은 고기 먹은 40대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뇌 속 기생충 제거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와 순천향대서울병원 신경외과 박혜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스파르가눔증 기생충 감염으로 뇌에서 병변이 발생한 40대 환자 A씨를 진단·치료했다고 학회에 전했다.

스파르가눔증은 유충이 체내에 침투해 혈류를 통해 뇌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기생충이다.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기생충 감염 질환에 해당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voronaman-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voronaman-shutterstock.com

주로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익히지 않은 야생 동물의 고기 또는 생선을 섭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감염된 기생충이 뇌로 이동하면 두통과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발작, 시야 결손, 감각 이상 등 신경학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A씨는 서울대병원에 왔을 당시 심한 두통과 구토를 호소했다. MRI 검사 결과 뇌 왼쪽 뒷부분에서 병변이 보여 뇌종양으로 의심받았다.

의료진은 수술을 권유했으나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자 치료를 거부하고 퇴원했다.

그런데 7개월 후 환자는 다시 극심한 두통과 전신 발작이 나타나 다시 병원에 온 것이다.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이때 후속 MRI 검사에서는 병변이 뇌의 좌측 후두엽서 왼쪽 꼭대기 부근인 좌측 두정엽으로 이동한 것으로 관측돼 단순 뇌종양이 아닌 것으로 의심됐다.

알고 보니 A씨는 과거 오염된 연못물을 마시고 익히지 않은 생선과 고기를 먹은 적이 있었다.

의료진은 기생충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각종 검사를 진행했고 스파르가눔증으로 진단한 뒤 환자의 머리뼈를 여는 개두술을 통해 유충을 제거했다.

백 교수는 "영상 검사에서 병변이 이동하는 경우 기생충 감염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오염된 물을 피하고 야생 동물의 고기나 생선을 충분히 익혀 먹는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게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