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 참사 6일 만인 3일,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둔덕에 매몰되어 있던 여객기 엔진이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항공·철도 사고 조사위원회는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 둔덕에 파묻혀 있던 엔진을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엔진과 함께 사고 기체 꼬리부분 등 남아있던 여객기 동체도 인양됐다.
이번에 수거된 엔진은 참사의 원인을 규명할 핵심 증거물로 여겨진다. 사고 당시 생존 승무원은 "조류 충돌로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폭발했다"고 진술한 바 있어, 조사위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흔적과 엔진 고장 여부를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인양된 엔진은 정밀 조사를 위해 별도의 보관 장소로 이송됐다.
조사위는 이날 동체 꼬리 부분도 함께 인양해 별도 장소로 옮기고 수습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고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콘크리트 둔덕으로 만들어진 로컬라이저와 충돌해 폭발했다. 이로 인해 여객기 동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여 파손됐으며, 꼬리 부분만이 형체를 유지한 상태다.
이진철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장은 유가족 대상 브리핑에서 "기체를 인양해 수색하면 사고 현장에 대한 수습은 99%가 완료된 셈"이라며 "기체를 들어 올려 유류품이나 훼손된 시신에 대해 수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현장 수습과 기체 인양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엔진 정밀 조사를 통해 조류 충돌 여부, 기계적 결함 가능성 등 다각도의 분석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3일 오후 2시 기준 전체 희생자 179명 중 42명이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당국은 꼬리 잔해 인양과 함께 남은 희생자들의 유류품 수색과 시신 수습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엔진 인양을 계기로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과 안전 대책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아래는 3일 사고 현장에서 인양되는 제주항공 여객기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