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멜로 영화의 금자탑 '러브레터'가 개봉 30주년, 국내 개봉 25주년을 맞아 2025년 새해 첫날 재개봉해 놀라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는 재개봉 첫날인 지난 1일 하루 동안 1만 4957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좌석판매율 42%를 기록하며 현재 상영 중인 전체 영화 중 1위에 올랐다. 같은 날 흥행 대작 '하얼빈'이 33.4%, 송중기 주연의 신작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22.5%의 좌석판매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이번 30주년 기념 재개봉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1999년 한국 첫 상영 당시의 세로 자막을 완벽하게 복원했으며, 그동안 관객들이 지적해왔던 일본어 자막의 오역을 전면 수정해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이러한 노력은 관객들의 높은 호응으로 이어져, 메가박스 실관람평에서 9.5점이라는 놀라운 평점을 기록 중이다.
'러브레터'는 1995년 일본에서 처음 개봉했을 당시부터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아왔다. 1999년 한국 정식 개봉 때는 서울에서만 115만 명, 전국적으로는 약 300만 명이라는 놀라운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90년대 외화 흥행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수치였으며, 당시 한국 영화계에 일본 영화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배급사 워터홀컴퍼니는 이번 재개봉의 성공 요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여전히 '러브레터'를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기존의 영화팬들, '러브레터'를 알고 접하기는 했지만 아직 극장에서 보지 못해 극장 상영을 다시 기다렸던 관객들, 그리고 1999년의 향수를 세로 자막으로 다시 접하고 싶어한 '러브레터' 1세대 관객분들의 힘이 모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개봉 첫날부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90년대 세로 자막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기존 팬들의 재관람 인증과 함께, 처음 '러브레터'를 접하는 젊은 관객들의 신선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러브레터'의 작품성과 감동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재개봉은 지난달 6일 향년 54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의 전성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 의미를 더했다. 나카야마는 지난달 6일 도쿄 자택 욕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소속사 빅애플은 "목욕 중 불의의 사고로 판명됐다"며 "경찰 검시 결과 사건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카야마는 '러브레터'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한국 영화 '나비잠'과 '사요나라 이츠카' 등 한국 감독들의 작품에도 출연하며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나카야마 미호의 대표작 '러브레터'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멜로 영화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사랑받고 있다. 영화 '러브레터' 30주년 에디션은 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