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얼마나 절박했으면... 기장이 비상착륙 매뉴얼 뜯은 흔적 발견

2025-01-03 09:32

엔진 모두 꺼진 상황서도 기체 안전하게 착륙시키기 위해 노력한 정황

제주항공 참사 직전 기장과 부기장이 매뉴얼을 직접 뜯어가며 필사적으로 사고를 막으려 노력한 정황이 드러났다. / MBN 뉴스 영상 캡처
제주항공 참사 직전 기장과 부기장이 매뉴얼을 직접 뜯어가며 필사적으로 사고를 막으려 노력한 정황이 드러났다. / MBN 뉴스 영상 캡처

제주항공 참사 직전 기장과 부기장 매뉴얼을 직접 뜯어가며 필사적으로 사고를 막으려 노력한 정황이 드러났다. / MBN 뉴스 영상 캡처
제주항공 참사 직전 기장과 부기장 매뉴얼을 직접 뜯어가며 필사적으로 사고를 막으려 노력한 정황이 드러났다. / MBN 뉴스 영상 캡처
제주항공 참사 직전 기장과 부기장이 매뉴얼을 직접 뜯어가며 필사적으로 사고를 막으려 노력한 정황이 드러났다.

MBN 3일 보도에 따르면 참사 현장에서 보잉 737 운영 매뉴얼 일부가 발견됐다. 기체에서 충격으로 튕겨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매뉴얼은 비상 상황에서 조종사들이 참고하는 QRH(Quick Reference Handbook)다. 2000페이지에 설명서인 해당 매뉴얼은 조종석 옆 기장과 부기장의 손이 항상 닿을 수 있는 곳에 기체마다 2권씩 비치다.

사고가 난 기체 주변에서 발견된 매뉴얼 페이지는 보잉 737-800 기종이 랜딩기어를 내린 상태에서 최소 동력으로 비행할 수 있는 거리, 수면 비상착륙 절차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페이지들에는 일부러 뜯어낸 흔적도 남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기장이 엔진이 모두 꺼진 상황에서도 기체를 안전하게 착륙시키기 위해 절박하게 노력했다고 분석했다.

고승희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기장이 부기장에게 얼마나 멀리 비행할 수 있는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며 매뉴얼을 꺼내 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도 매뉴얼 전체를 펼쳐 볼 수 없으니 필요한 부분만 뜯어 확인하며 신속히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사 당시의 긴박함은 사고 직전 촬영된 영상에서도 확인됐다. 기장이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석에서 비행기를 멈추려 분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68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가진 공군 출신 베테랑인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비행 실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리꾼들은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그 책임감과 어떻게든 승객들을 살려보고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뉴얼을 찾아보려고 했던 그 사명감이 너무나도 존경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참사 엿새째인 이날 무안국제공항에 모인 희생자 유가족들은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며 또 한 번 눈물로 하루를 시작했다.

수습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희생자 179명 중 42명의 시신 인도 절차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가족 단위 희생자가 많아 유가족 대부분은 다른 가족들의 시신이 인도될 때까지 공항에 머물며 기다리고 있다.

DNA 감식을 통해 희생자의 신원이 순차적으로 확인되고 있어 추가 시신 인도가 계속 이뤄질 전망이다. 유가족들은 조금이라도 온전한 상태의 시신을 인도받기 위해 국과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고가 난 기체 주변에서 발견된 매뉴얼 페이지는 보잉 737-800 기종이 랜딩기어를 내린 상태에서 최소 동력으로 비행할 수 있는 거리, 수면 비상착륙 절차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페이지들에는 일부러 뜯어낸 흔적도 남아 있었다. / MBN 뉴스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