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익명 커뮤니티에서 제주항공 참사 유족인 의대생을 조롱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의사 커뮤니티의 끔찍한 인기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됐다.
글쓴이 A씨는 “메디스태프라는 앱을 들어본 적 있는 사람도,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거다. 이 앱은 의사나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적인 커뮤니티다. 캡처 방지가 되어 있고, 모든 게시글에는 개인정보가 담긴 워터마크가 박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워터마크 때문에 일부 이미지를 검게 칠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제주항공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의대생 B 씨가 무안공항 재난 구호 텐트에서 의사 국가시험 준비를 위해 공부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사진을 두고 메디스태프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조롱 섞인 댓글을 쏟아냈다. “감귤 평균”, “역시 감귤 존경스럽다”,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거지”, “감귤 낳은 게 이미 죄 아니겠냐”, “감귤 평균 어미 XX 자리에서도 공부함”, “저런 XX가 나중에 의주빈 된다”는 등 상식을 벗어난 발언들이었다.
A 씨는 ‘감귤’이라는 단어가 의대생들 사이에서 휴학하지 않고 학업을 이어가거나,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파업이나 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은어라는 것이다.
이처럼 선 넘는 조롱이 계속되자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건 좀 아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조롱하냐”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 XX는 고인이 아닌데 왜 욕하면 안 돼?”와 같은 댓글이 이어지며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A 씨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내부 폭로를 결심했다”며 “이런 사람들이 의사로 진료를 본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제발 널리 알려서 범인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감귤이라 부르며 패드립까지 치는 건 역겹다”, “이런 사람들이 환자를 고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같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메디스태프는 의사와 의대생을 겨냥한 신상 정보 블랙리스트가 올라온 곳이다. 이 때문에 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는 증거은닉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제주항공 참사 발생 닷새째인 2일 희생자 유류품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절차가 시작된다. 유가족 대표단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물품을 분류하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희생자별로 분류된 유류품은 유가족의 확인 절차를 거쳐 전달될 예정이다.
전날까지 76구의 시신이 유족에게 인도될 준비를 마쳤다. 이 가운데 21구는 유족 품으로 돌아갔다. 일부는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이날엔 60여구가 추가로 유족에게 인도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내다봤다.